"대부분 1등급" 도움 안 되는 에너지 효율 등급

<앵커>

전자제품을 살 때 따져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 효율 등급입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전자제품의 대부분이 효율이 가장 높은 1등급이어서 선택의 기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주한 기자입니다.

<기자>

몇 년 전부터 에어컨과 제습기가 여름나기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틀면서도 다들 걱정은 전기료입니다.

전자 제품을 살 때 소비자들이 이 에너지효율 등급을 꼭 따져보는 이유입니다.

가장 효율이 높은 1등급부터 시작해 5개 등급으로 구분된 등급표가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매장에 전시된 에어컨 50대 가운데, 80%가 모조리 1등급입니다.

제습기도 마찬가지여서 올해 등급 심사를 받은 372종 가운데 92%가 1등급을 받았습니다.

등급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정부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3년 전 등급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정재훈 (2011년 9월)/당시 지경부 에너지실장 : 현재 30%를 초과한 주요 가전제품 1등급 비율을 10% 내외로 축소 조정하고….]

하지만 에어컨과 제습기의 1등급 비율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에너지효율 등급제의 취지가 에너지 절약과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인 만큼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등급제 보완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