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한국코피노협회 한문기 협회장
▷ 한수진/사회자:
'Korean'과 'Filipino'의 합성어 코피노 아십니까?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을 뜻하는데요. 한국인 아버지를 두었지만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인 아버지가 한국으로 떠나서 연락을 끊기 때문에 필리핀인 어머니와 힘겹게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아버지를 찾고 싶어도 찾는 길이 막막한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앞으로는 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코피노의 아빠 찾기 소송에서 우리 법원이 처음으로 친부를 확인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의 의미와 파장, 관련해서 한국코피노협회 한문기 협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협회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저희는 어려움에 처한 한민족 2세를 도우려고 만든 단체입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필리핀 현지 아이들 중 핏줄은 한국인인데 생활이나 생각은 필리핀인 코피노 아이들을 찾아서 힘과 용기를 주고 그들의 생활 안정이나 교육 문제를 돕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언제부터 이 일을 해오셨어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협회가 만들어진 건 1년 전이고요. 3년 전부터 필리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코피노 숫자가 대략 얼마인지 파악이 되시나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경우는 3만 명에 달한다, 이런 보도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한국에서 코피노에 대한 다큐 방송 제작 초기에나, 아니면 현지이야기로는, 2~3년 전에요, 대사관 추정으로 4천~1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요. 2~3년 전부터는 2만 명 정도라고 발표되더니 요즘은 아까 말씀하신대로, 그런 조사가 아니라 타 기관에서 조사한 내용으로 3만 명 정도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정확한 숫자가 파악될 수 없는 걸까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지금 정확한, 공신력 있는 한국의 기관이나 정부기관, 단체에서도 조사를 한 적이 없고요. 또 조사를 하기에 필리핀 현지의 사정이나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조사가 쉽지는 않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한국 정부에서도 코피노에 대한 관리는 아예 손 놓고 있는 건가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그렇지는 않다고 보지만, 여태까지 어떤 지원이나 특별한 대응은 아직까지 없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필리핀 어머니가 자신의 두 아들 아버지를 확인 해 달라, 제기한 친부 소송에서, ‘한국인 남성이 친부가 맞다’ 이런 판결이 내려졌어요. 먼저 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저희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고요.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그 부모들을 만나게 되어서 개인적인 문제로 도와드렸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필리핀 어머니가 일단 단독으로 한국에 와서 소송을 진행하신 거죠. 이번 판결의 의미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개인적으로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제가 두 나라를 대신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판결이라고 생각이 돼요. 왜냐하면 이번 일로 인해서 많은 코피노 아이들이 이제는 법적으로 한국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아버지인 것이 확인이 되면 그 한국인은 양육비를 지급해야 되는 거죠?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이번 소송 내용이 친자 소송이었고요. 친부가 밝혀졌으니까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아버지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법적 보호를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의미가 좀 크죠.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코피노가 친아버지를 찾는 것,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들었거든요. 시민단체에서도 친부 찾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성사가 잘 안된다구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그렇죠. 그러니까 그거를 제가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냐면, 사실 한국 법으로 조심스러운 내용인데요, 한국에서 좀, 그런 문제가 발생되면 한국인 어머니로부터 형사적인 고소가 될 수도 있고요. 민사적으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운 부분이거든요. 항상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전부터 생각해왔었는데.
▷ 한수진/사회자:
한국인 아버지들이 대부분 한국에 가정을 둔 사람들이라서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대게 이런 문제가 제기되면 대부분 한국의 가정이 깨질까봐 걱정하는 분들이 많고 그래서 아버지들을 찾아도 (아버지들이) 잘 인정을 한 하신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쉽게 인정할 수 없죠.
▷ 한수진/사회자:
한 회장께서도 계획만 몇 번 하시다가 번번이 무산되셨다면서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왜냐하면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는데요. 비슷한 내용이에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런 이유로 저희도 준비하다가 중간에 조금, 정리라기보다도 중간에 저희가 생각을 바꾸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코피노를 낳은 한국인 아버지들이 아예 처음부터 무슨 책임감이나 양육할 의지가 있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한국인 아버지들이 다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고요. 일부 극소수이지만 현지에서 다문화 가정으로 잘 사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 한국에 돌아오게 되면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그런 이유 때문에 이게 쭉, 처음에 시작하더라도 지속적일 수 없죠, 도움을 준다는 것은요.
▷ 한수진/사회자:
필리핀 현지도 자주 오가신 것으로 아는데, 코피노 가족들이 대부분 힘들게 사신다면서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먹고사는 이야기니까 쉽게 말씀드리면요, 필리핀 경제구조상 제조업도 없고 특별히 일자리도 없는 상황에다가 한국 아버지까지 떠나고 모성애만으로 혼자서 가족의 생계를 다 책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렵거든요. 또 코피노들의 발생원인 자체가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저소득층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더 많다고 봐요. 그러면서도 한국을 동경하는 이유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류의 열풍이 이유도 있었고요. 뭐 그런 이유가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다른 나라의 동남아시아 국가의 아이들하고 마찬가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의외로 한국에 대해서 동경하는 아이들도 많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필리핀에서는 코피노 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여겨진다는데, 필리핀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상도 안 좋아지겠어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정확히는 코피노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한국인들이 연 100만 명 이상 관광을 가면서 안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지금 코피노 문제가 대두되고 그들도 눈이 있기 때문에 다 보고 느끼고 서로 이야기를 하거든요. 한국 남자들이 돈이 많고 관광 와서 돈으로 대부분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자국 내 여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해가지고 반한감정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 걸 직접보고 코피노를 보면서요. 하지만 특별히 집단적 반감을 산다거나 그런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까지는 다행이네요. 이번 친자 확인 소송으로 유사 소송이 잇따르지 않을까, 이런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할 일도 있을까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저희 단체가 정부에게 책임을 묻거나 방침을 제시하는 단체도 아니고요. 또 이 문제가 간단히 말씀드리기에는 복잡한 문제이거든요.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나오면 표면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사회적 문제로 이슈가 되기 때문에 정부나 어떤 단체든 신중히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코피노에 대한 어떤 예산과 지원방침도 없었고, 시스템도 없었고요.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의 조사도 없었기 때문에 정부에 부탁을 드린다면, 지금 코피노를 돕기 위해서 사실 첫 번째 우선순위로 코피노들의 실제 인원파악하고요. 그들의 주소를 파악해주는 게 저희가 정말 그들을 돕기 위해서 첫 번째 우선순위이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지원과 시간이 들어서 좀 힘든 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4천 명 ~ 3만 명 가까이 보도가 저마다 다른 상황, 그런 상황인데 어떤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이 코피노들이 얼마나 되는지, 그 인원 파악부터 먼저 해야 되지 않을까, 실태조사부터 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한문기 협회장 / 한국코피노협회:
네, 그게 우선순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이시네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코피노협회 한문기 협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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