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도시근린공원인 사라봉의 중금속 농도가 높다는 사실이 고교생들의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남녕고 과제연구동아리에서 활동하는 2학년 송현우, 정지현, 조원석 학생은 '지의류를 이용한 제주 지역 대기오염원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제주과학전람회에서 특상을 받아 전국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지의류는 곰팡이와 조류의 공생체로 제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분포한다.
이들 학생은 지의류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못하고 체내에 쌓아둔다는 점에 착안, 이를 이용해 지역별 오염원을 파악했다.
학생들은 곽지, 사라봉, 상효, 대정, 삼양, 남원, 하도, 표선 등 도내 8개 지역에서 지의류를 채취해 증류수로 세척하고 말린 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이온과 중금속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에 견줘 사라봉에서 알루미늄과 철, 아연 등 중금속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알루미늄의 경우 사라봉에서는 5천486.7㎎/㎏로 1천597.8∼4천706.9㎎/㎏가 나온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았다.
철 역시 사라봉은 2천719.9㎎/㎏로 가장 적게 나온 곽지(442.9㎎/㎏)의 6배를 넘었다.
사라봉은 도심에 가까워 평소에도 산책객이 붐빌 정도로 시민의 사랑을 받는 근린공원이다.
공원에는 우당도서관, 국립제주박물관, 국민체육센터, 청소년수련관, 축구장 등 다양한 문화체육시설이 들어서 있다.
사라봉의 지의류 표본은 산책로 입구와 입구에서 70m가량 올라간 지점에서 채취했다.
학생들은 사라봉에서 중금속 농도가 높게 나온 것은 최근 오염됐다기보다는 과거에 근처에 있는 화북공업단지의 영향을 받아 지의류에 중금속이 축적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라봉과 멀지 않은 삼양에서는 중금속 농도가 그다지 짙지 않았으며 아직 공업단지가 원인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해 전국대회를 앞두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이밖에 표선과 남원, 대정에서는 질산이 높게 나타났다.
이유는 주변 농경지에 사용된 비료 때문으로 학생들은 추정했다.
상효 지역은 이온농도가 아주 적게 나타났으며 실제로도 숲이 많고 주변이 깨끗한 지역이다.
하도와 삼양 지역은 나트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 해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학생들은 설명했다.
이종문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 학생들은 "지의류를 활용해 각 지역의 대기환경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지의류에 축적된 이온과 중금속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대기상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이 교사의 지도로 같은 학교 송현우, 강정인, 고민성 학생이 '제주 청정환경과 지의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를 주제로 제출한 연구가 우리나라 대표로 뽑혀 5월에 미국에서 열린 과학경시대회(ISEF)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교사는 "이번에도 남은 기간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연구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제주 사라봉 중금속 농도 높아…고교생들이 밝혀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