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장마가 시작된다. 기상청은 내일(17일)은 제주도 남쪽먼바다까지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제주지역에 20~60mm, 제주도 산간에는 최고 80mm가 넘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올 여름 첫 장맛비다. 제주도의 평년 장마 시작일이 6월 19~20일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평년보다 이틀이나 사흘 정도 장마가 일찍 시작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장맛비는 맛보기 장맛비에 그칠 전망이다. 장마전선이 계속해서 제주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레(18일)는 다시 제주도 남쪽 더 멀리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오는 금요일(20일)과 토요일(21일)에 걸쳐 다시 제주도 남쪽먼바다까지 북상해 제주도와 전남, 경남지방까지 장맛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의 10일 예보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오는 26일까지 별다른 비 소식이 없다. 남부지방도 20~21일에 남해안 지방에 비가 예상될 뿐 그 밖의 지역에는 비소식이 없다.
해마다 변동 폭이 크지만 평균적으로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은 6월 24~25일에 장마가 시작된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올 여름은 평년보다 장마가 늦게 시작되는 것이다.
올해 본격적인 장마가 늦게 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원인은 장마전선을 밀어 오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을 끌어 올릴만한 별다른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밀어 올리는 힘이 약하다 보니 한반도까지 북상하는데 시간이 걸이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엘니뇨현상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엘니뇨현상은 열대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엘니뇨 감시구역(Nino 3.4 지역 : 5°S∼5°N, 170°W∼120°W)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온도 편차가 0.4℃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 시작으로 본다. 지난 5월 이 해역의 해수면온도 편차는 이미 0.5도를 넘어섰다. 호주는 엘니뇨가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상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과거 봄철과 여름철에 전형적인 엘니뇨가 발생한 해(1972, 1982, 1986, 1991, 1994, 1997, 2002년)의 여름철 기압계를 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형적인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여름철에 장마전선을 밀어 올리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평년보다 약하다는 뜻이다.
엘니뇨 발생 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는 것은 다음 2가지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무역풍의 약화다. 일반적으로 엘니뇨현상은 무역풍(적도지역에서 연중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 약화되면서 발달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평양 북쪽 지역에서 커다란 시계 방향의 바람을 만들어내는데 적도지역에서 무역풍이 약해지면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시계방향으로 불어나오는 바람도 약해진다는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팽이에 해당된다면 무역풍은 팽이를 잘 돌게 쳐주는 팽이채에 해당되는데 무역풍이 약해지면 결과적으로 팽이를 제대로 쳐주지 못하는 꼴이 돼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도와 북위 30도 부근 사이의 남북방향의 대기 순환인 해들리 순환( Hadley Circulation)의 약화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적도 부근에는 대류활동이 활발해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수렴대( 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 )라는 지역이 있는데 전형적인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는 서태평양의 경우 열대수렴대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위치도 적도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도 자연스럽게 평년보다 남쪽으로, 그러니까 한반도와는 더 멀리 떨어지는 쪽으로 치우쳐 발달하고 특히 열대수렴대가 약해져 적도지역에서의 대류활동이 약해지면서 중위도 지역의 하강기류가 또한 약해져 결과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장마가 끝나는 시기는 제주도가 7월 20~21일, 남부지방은 7월 23~24일, 중부지방은 7월 24~25일이다. 32일 정도 장마가 지속되는 것이다. 장마기간 동안의 평균 강수량은 350~400mm 정도다.
기상청은 올 여름 전망에서 올 여름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 장마가 평년보다 늦게 시작되고 장마기간 동안의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한 만큼 올 8월 무더위의 기세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의 전망대로 올 여름은 장마나 집중호우 피해도 적고 무더위로 인한 피해도 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파일] 장마와 엘니뇨
제주도 장마 시작…본격 장마는 늦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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