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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취재파일] 일본의 '비효율 축구'가 준 교훈

[브라질 취재파일] 일본의 '비효율 축구'가 준 교훈
브라질월드컵에서 일본이 코트디부아르에게 2대 1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전반 16분 혼다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지만, 후반 연속골을 내주고 무너졌습니다. 전반에 보여준 일본 축구의 힘은 예상을 뛰어 넘었습니다. 오랜 기간 자케로니 감독의 지휘를 받으며 탄탄한 조직력과 강력한 압박을 앞세운 유럽 스타일의 팀으로 거듭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반에 너무 많은 걸 보여 줬습니다. 초반 너무 힘을 써버린 일본 선수들은 계속 지쳐갔고, 두 골만 내준 게 다행일 정도로 내용상 완패를 당했습니다. 일본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드러난 각종 통계를 살펴보면서 일본의 역전패를 재구성해 봅니다.
 
● 11km 더 뛴 일본..헛심만 썼다!

FIFA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선수들이 뛴 총 거리는 108.2km였고, 코트디부아르선수들은 97.2km를 뛰었습니다. 일본이 11km를 더 뛰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단 두 명만 10km 이상을 뛰었지만, 일본에서는 5명의 선수가 10km이상을 뛰었고, 특히 혼다와 나가모토는 11km 이상을 뛰었습니다.

그런데 공을 소유하고 뛴 거리는 코트디부아르가 39.7km로 일본의 33.7km보다 훨씬 더 길었습니다. 한 마디로 일본 선수들이 헛심을 쓴 시간이 훨씬 많았고,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특히 일본은 전력질주 횟수에서 403번을 기록해 299번의 코트디부아르보다 104번이나 많았습니다. 그 만큼 더 힘을 쏟을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더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코트디부아르 :


● 스피드, 완성도 떨어진 ‘촌놈 마라톤’

일본이 코트디부아르에 뒤졌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스피드였습니다. FIFA가 측정한 선수들의 순간스피드를 보면 일본에서 순간 스피드가 가장 빨랐던 선수는 시속 31.07km를 기록한 수비수 나가모토였고, 그 외에 시속 30km 이상의 스피드를 낸 선수는 없습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4명의 선수가 시속 30km를 넘겼습니다. 공격수 야야 투레(시속 30.7km) 제르비뉴(시속 30.6km) 세레이(시속 307km)가 빠른 스피드로 일본 진영을 휘저었습니다. 이렇게 빠른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수들을 상대해야 했으니 일본에서 제일 빨랐던 포지션이 수비수였던 겁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패스 횟수와 정확도도 떨어졌습니다. 일본은 454번의 패스를 시도해 성공률 71%를 기록했습니다. 코트디부아르는 570번의 시도 가운데 80%를 성공시켰습니다. 특히 일본은 20m이내의 짧은 패스가 153번으로 전체의 30%가 넘었고, 코트디부아르는 20~40m거리의 미들 패스가 375번으로 66%에 달했습니다. 일본은 짧은 패스를 더 많이 하면서도 성공률이 떨어졌고, 코트디부아르는 미들 패스로 더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는 얘기입니다. 볼 점유율에서는 코트디부아르가 57대 43으로 조금 높았지만, 슈팅수에서는 20대 7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습니다.

일본은 아프리카의 복병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용감하게 초반부터 맞불을 놨습니다. 더 많이 뛰면서 투지를 불살랐습니다. 하지만 스피드와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결국 헛심만 쓴 꼴이 됐습니다. 선제골은 넣었지만, 바닥난 체력으로 반격은 불가능했습니다. 전술만 믿고 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한 결과입니다. 일본의 자케로니 감독은 패인에 대해 "우리 축구를 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밝혔습니다. 의욕만 앞섰던 뼈아픈 시행착오였습니다. 일본의 역전패는 분명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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