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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면 사라지는 5만원권 '지하로 지하로'

<앵커>

5만 원권 지폐가 발행된지 5년 됐습니다. 시중에 풀린 돈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꽁꽁 숨어서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5만 원권이 많다는 겁니다 .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9년 새로 나온 5만 원권을 받으려고 한국은행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5만 원권은 시중에 가장 많이 풀린 돈이 됐습니다.

한해 평균 7, 8조 원 규모로 늘면서 지난 4월 말 현재 시중에 풀린 화폐 잔액의 68%나 되는 43조 8천억 원이 5만 원권입니다.

장수로는 모두 8억 7천700만 장이 발행돼 국민 한 사람당 평균 18장씩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찍어낸 5만 원권이 시중에 풀리기가 무섭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발행된 뒤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오는 환수율이 지난해 48%였고, 올 1분기에는 28%에 그쳤습니다.

환수율이 낮아지면서 일부 은행들은 5만 원권 부족으로 애를 먹을 정도입니다.

[이상희/국민은행 여의도점 영업부 팀장 : 유독 5만 원짜리는 저희들이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열흘에 4~5억 원 정도 (나간다)]

시중 유통 과정에서 사라진 5만 원권은 엉뚱한 데서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도박으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110억 원이 마늘밭에서 발견됐고 한 기업 간부의 집에서는 뇌물 6억 원이 5만 원권으로 발견됐습니다.

범죄에 이용될 뿐 아니라 금고에 꽁꽁 숨어 나오지 않는 돈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액 현금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금고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박사 : 금융거래 노출을 통해서 세금을 내는 것보다는 탈세라든지 지하경제 목적으로 현금을 보유하는 게 더 낫다라고 판단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5만 원권이 깊은 곳으로 숨을수록 지하경제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그만큼 세금을 걷기는 더 어려워져 정부가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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