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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렌터카 택시' 대놓고 불법영업

<앵커>

요즘 유명한 특급호텔들이 투숙객들을 고급 렌터카에 태워 오가는 모습 쉽게 눈에 띕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구나 싶지만, 돈을 받고 사실상 택시처럼 운행하는 겁니다. 불법일 뿐만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땐, 승객이 낭패를 봅니다.

기동취재,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특급호텔 정문 앞입니다.

렌터카 번호판을 단 고급승용차가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손님 나오셨습니다.]

호텔 직원이 투숙객을 안내합니다.

[네, 지금 내려오고 있습니다.]

잠시 뒤 고급승용차가 도착해 외국인 승객을 태우고 출발합니다.

이렇게 렌터카들이 하나, 둘 호텔에서 나온 승객을 태웁니다.

특급호텔다운 서비스 같지만, 실제로는 계약을 맺은 렌터카 업체가 투숙객을 실어나르는 겁니다.

다른 특급호텔에서도 렌터카는 쉴새 없이 투숙객을 실어나릅니다.

이 렌터카를 직접 타 봤습니다.

프런트에서 미리 계산한 요금은 여의도에서 인천공항까지 13만 2천 원, 모범택시 요금의 2배 정도입니다.

[렌터카 기사 : (차들은 어디 소속이에요?) 저희는 렌터카 소속이요. (호텔과) 계약해서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호텔과의 계약이 공짜일 리 없습니다.

[(운임의) 18%를 (수수료로) 떼는 곳도 있고요. 많이 떼는 곳은 20% 이상 떼는 곳도 있고요.]

호텔이 특정 업체와 계약을 맺고 투숙객을 몰아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명백한 불법 영업입니다.

이렇게 올린 수수료 수입이 연간 수억 원이 넘는 호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텔직원 : 저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제공을 해왔던 거고요. (수수료는) 실비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그런데 이런 차량을 타고 가다 사고가 나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백승욱/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팀장 : 렌터카를 요금이나 대가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택시와 달리 승객에 대해서는 자동차 보험 약관상 면책 조항이 적용이 되어 보상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급호텔 투숙객을 주로 상대하는 모범택시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호텔 주변에서 종일 기다려봐도, 하루 한 명 태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김지일/모범택시 기사 : 외국사람들이 호텔에 와서 묵고 나서 갈 적에는 모범택시를 많이 이용하잖아요. 그런데 렌트카나 뭐 이런 걸로 공항을 싣고 가니까요. 우리 손님 다 뺏기는 거예요.]

서울 시내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이런 식으로 불법 택시영업을 하고 있어 택시 업계는 당국의 적극적인 단속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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