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앞부분이다. 사면초가의 암울한 현실에서 그려보는 임의 형상이 가슴을 저며온다. 캄캄한 어둠 속에 울리는 비통하고 간절한 외침이다.
성춘향은 관기였던 월매의 딸. 비천한 신분 출신의 춘향이 지조와 절개로써 시련과 아픔을 딛고 양반가의 이몽룡과 사랑을 끝내 이뤄낸다.
그를 내세운 대표적 전통문화축제인 춘향제가 13일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에서 그 막을 올렸다. 올해로 84회째. 일제시대인 1931년에 시작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면히 이어져 왔다. 어떤 고난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은 춘향의 정절처럼 한결같았다.
역대 춘향제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1957년(제27회) 시작된 춘향선발대회가 꼽힌다. 곳곳에서 모여든 춘향의 후예들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미모와 장기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랑이야기! 남원에 물들다' 주제의 올해 춘향제는 17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특이한 것은 그동안 축제 마지막에 열리던 춘향선발대회가 올해는 개막식 전날로 옮겨 선보였다는 점. 선발된 '미스 춘향'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춘향제는 그동안 전국 미녀들의 '등용문'이었다. 성춘향이 계층을 뛰어넘은 사랑으로 비상했듯이 '무명 낭자'들이 '유명 연예인'으로 일거에 날아오르는 무대가 바로 춘향선발대회였다.
초대 미스 춘향은 김삼선 씨. 제27회 춘향전이 열린 1957년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원 지역을 중심으로 선발해 전국화하진 못했다. 그러다 제32회 대회 때인 1962년에 전북 도내로 선발대상이 확대된다.
미스 춘향 선발이 전국적 관심을 끈 것은 제56회 대회가 개최된 1986년 이후다. 그때부터 춘향제가 열리면 경향 각지에서 아리따운 처녀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여기서 뽑힌 미스 춘향은 단연 군계일학의 아름다움과 연기력으로 연예계를 주름잡았다.
배우 박지영(1988년)·오정해(1992년)·윤손하(1994년) 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스타급 연예인들이 미스 춘향 출신이다. 물론 1979년에 뽑힌 탤런트 최란 씨도 빼놓을 수 없다. 근래 들어서는 탤런트 이다해·장신영(2001년)과 김연아(2005년), 강예솔(2006년) 등이 선배들의 뒤를 이었다.
특히 오정해는 판소리에도 능한 소리꾼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와 '천년학'을 통해 영화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기도 하다.
12일 오후 열린 선발대회에서는 임하늘(22·이화여대)양이 제84회 미스 춘향 진으로 뽑혔다. 미스 춘향 선에는 박우정(21·한양여대)양, 미에는 강아랑(22세·중앙대 졸업)양 등이 각각 선발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방년의 낭자들은 모두 336명. 중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도 동참해 자리를 더욱 빛냈다. 주최도시인 남원시는 이들 미스 춘향들이 춘향의 미덕과 남원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천사가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춘향제의 꽃 '미스 춘향'…유명 연예인도 다수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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