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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2012년 '공천 취소' 결단한 새누리당…문창극엔 어떤 결정 내릴까

'독립군은 테러단체' 표현 후보자 공천 취소…문 후보자에도 동일 기준 적용될까

[취재파일] 2012년 '공천 취소' 결단한 새누리당…문창극엔 어떤 결정 내릴까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발언이 큰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 6.25가 한민족의 민족성을 고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총리직을 맡기에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새누리당 내 의견은 갈립니다. 지도부는 '문창극 지키기'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도부는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박근혜 정부가 입을 타격을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 '우리가 좀 잘해보자, 앞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우리 민족이 더 잘하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고,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를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 총리 후보자든 장관후보자든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성태 의원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했다고 해도 비판해야 할 건데 우리나라 총리 후보가 이런 역사인식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고, 김상민 의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문 후보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문헌 의원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문 후보자가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청문회를 통과해도 이런 역사인식으로 국정운영을 한다면 앞날이 걱정된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창극 구하기'에 나선 가운데 2012년 총선 공천 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공천위(위원장 정홍원)는 강남갑, 강남을 지역구에 박상일, 이영조 후보를 공천했다가 취소했습니다. 바로 이들 후보의 발언과 역사관이 문제였습니다.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었던 박상일 후보는 2011년 펴낸 저서에서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표현한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영조 후보는 2010년 논문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을 각각 popular revolt(민중 반란), communist-led rebellion(공산주의자가 이끈 폭동)으로 표현했다가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당시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해석에 따라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러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습니다. 당시 공천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SBS와 통화에서 "2012년 공천 취소 때도 당내에선 일부 의원이 문제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비대위원들이 집단 반발해 결국 취소를 관철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당시 공천위원회의 결정과 판단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때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공은 새누리당에 넘어갔습니다. 국무총리와 국회의원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국무총리는 그 어떤 공직보다 무겁고 중요한 자리입니다. 새누리당이 항상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결정이 진정 바람직한지, 정무 감각의 고수들이 모인 새누리당의 결정에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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