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쿠데타', '대지진', '혼돈'.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가 당내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무명 후보에게 졌다는 미국 정치역사상 초유의 사건에 대한 미 정치권의 반응이다.
11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워싱턴 정치 소식통들에 따르면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의 예비경선 패배 이후 그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대혼란에 빠졌다.
◇ 공화 차기지도부 구도 '무산'
혼란의 첫 번째 원인은 공화당의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기존의 구상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점이다.
당초 공화당은 당내 서열 1위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은퇴하면 캔터 의원을 중심으로 지도부를 재구성할 계획이었다.
캔터 의원은 베이너 의장과 함께 공화당 안에서 주류 세력과 '티파티'로 대표되는 급진·원리주의 세력 사이에서 절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로 꼽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캔터 의원이 '기명투표 후보자'(write-in candidate)로 출마한다면 의원직을 유지할 가능성은 남지만, 그의 정치적 입지는 회복하기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공화당에서는 캔터 의원을 제외하면 2012년 대선 때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의원이 차기 하원의장 물망에 올라왔다.
◇ 당내 대립 격화와 그에 따른 정치의제설정 기능 마비 우려
두 번째 원인은 공화당의 정치의제 설정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정치 소식통들은 캔터 의원의 탈락으로 공화당 안에서 선명성 경쟁이 가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법이민자 문제같이 공화당내 주류세력과 '티파티'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 현안에서 공화당이 강경 쪽으로 기울 수 있고, 그 결과 중간선거라는 본선무대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다른 정치 현안이 제기됐을 때도 공화당에서는 지나치게 강경한 입장이 나오거나 혹은 극심한 내분이 이어질 수 있고, 어떤 경우든 다수 미국인들이 공화당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티파티' 역시 캔터 의원의 탈락을 승리로만 간주할 수 없다.
캔터 의원은 원리주의 세력의 의견을 주류세력에 전달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해 왔는데 그 다리가 끊어져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파티'는 캔터 의원의 지역구인 버지니아주 제7구역에서 이번 예비경선의 승리자 데이비드 브랫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한 정치권 소식통은 "다른 정치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지 않고 어떻게 선거에서 이기고 정권을 잡겠냐"며 "공화당이 진퇴양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의 대선 예비주자들도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미 NBC방송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같이 불법이민자 문제에서 온건한 입장을 보였던 이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재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 공화당, 원내대표 예비경선 탈락…'대혼란'
차기지도부 구성·정치의제 설정 기능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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