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는 대중교통을 좋아하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는 사실 평발이다.
"오빠는 평발이어서 걸을 때마다 발이 아픈데도 항상 그렇게 한답니다." 프란치스코의 여동생 마리아 엘레나는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의 평전 '프란치스코 교황'(가톨릭출판사)에서 오빠에 관한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2001년 2월21일 추기경에 서임됐다.
서임식 전날 여동생이 바티칸에 타고 갈 차가 준비됐냐고 묻자 그는 "그럼,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튿날 그는 평소 하던 대로 로마를 절반쯤 가로지르는 거리를 걸어서 바티칸으로 갔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얘기를 들으면서 1970∼80년대 남미를 강타한 해방신학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평전을 쓴 독일 출신 바티칸 출입기자 위르겐 에어바허는 해방신학에 대한 프란치스코의 입장을 정리했다.
프란치스코는 어떤 해방신학의 경향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어떤 해방신학에는 지지를 표명하고 생활에서 실천했다.
그가 지지한 해방신학은 후안 카를로스 스카노 신부의 분류에 따르면 네 번째에 해당한다.
민중의 깊은 신앙심을 기본 출발점으로 삼는 해방신학이다.
루시오 제라 신부가 주장한 이 해방신학은 '가난한 이를 위한 우선적 선택'을 다른 관점에서 실천하고자 했다.
민중의 말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현실적 고민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사회 상황을 분석하지만 마르크스주의적 개념은 적용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는 지금도 열광적인 축구팬이다.
일찍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축구 클럽 '산 로렌조 데알마그로'를 사랑했다.
가난한 동네 아이들이 폭력과 갱으로부터 보호받기 바라면서 성당 마당에서 축구를 하도록 허락한 사제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팀이다.
'까마귀'라는 닉네임을 가진 그는 아직도 회원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가 교황에 선출된 2013년 콘클라베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또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아르헨티나에서 군부독재 시절의 처신에 관한 논란도 다룬다.
콘클라베에 참여했던 추기경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평가도 소개한다.
번역판에는 로마 교황청립 한국 신학원장 김종수 신부가 보는 교황의 모습도 추가됐다.
저자는 "새 교황이 선출되면서 마치 고목에 꽃이 피듯 교회에 쇄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가톨릭교회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평발·열혈 축구팬' 평전에 담긴 교황 프란치스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