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행오버'(숙취)란 제목에 맞게 독특한 한국의 음주 스타일을 담고 싶어했어요.
단 우리가 하면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을 스눕독이 한다면 신선할 것이란 게 포인트였죠."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7)의 신곡 '행오버'(Hangover)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차은택 감독은 이번 작품의 핵심을 이렇게 짚으며 "이 지점이 바로 '싸이스러운' 위트와 유머"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오버' 뮤직비디오에서 싸이와 이 곡에 피처링을 한 스눕독은 밤새 떠들썩하게 한국의 유흥 문화를 즐깁니다.
늘 '힙합적인 세팅'을 배경으로 등장하던 스눕독은 조개구이집, 노래방, 편의점, 사우나, 당구장 등 한국 색이 뚜렷한 장소에서 마치 합성 사진처럼 나타납니다.
그가 소주병 바닥을 팔꿈치로 친 뒤 병 입구를 손가락으로 쳐 소주를 쏟아내는 모습, 편의점 창가에 앉아 시큰둥하게 삼각 김밥을 먹는 모습, 노래방에서 중년의 아주머니들과 부둥켜안고 춤을 추고,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싸이의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은 어설퍼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차 감독은 "스눕독이 현장에서 무척 즐거워했다"며 "그간 자신의 뮤직비디오에선 섹시한 여성들과 관능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했는데 이번엔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걸 재미있어했다. 심지어 이런 설정들을 듣고는 싸이에게 '천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10여 시간이었는데 스눕독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며 계속 찍자고 했어요. 자신도 무게를 안 잡고 편안하게 찍는 게 새로웠던 것 같아요. 스눕독이 주는 낯섦과 신선함이 바로 싸이가 주목한 부분이었죠."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중년 여성들과의 즉석 만남, 술자리 패싸움 등 뮤직비디오의 일부 장면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차 감독은 "우리도 촬영 중 우려한 부분인데,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한국을 넘어 세계 사람들이 보니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러나 평소 싸이가 방송 등에서 솔직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캐릭터이니 그런 차원에서 '싸이 표' 유머와 위트라고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B급 유머는 일상적인 현실에 존재하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며 "주류 문화에서 애써 그리려 하지 않는 '키치적'(통속적이고 천박한 류의 것을 뜻하는 말)인 걸 끄집어내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CF 감독으로도 유명한 차 감독은 이승철, 백지영, 이효리, 브라운아이즈, 티아라 등 수많은 가수와 작업한 가요계 대표 뮤직비디오 감독입니다. 싸이와의 인연도 오래됐습니다. 그는 싸이의 대표곡인 '연예인', '라잇 나우', '위 아 더 원', '비오니까'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싸이가 작사·작곡한 런던올림픽 응원가 '코리아'의 뮤직비디오도 연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행오버' 연출 차은택 "싸이만 가능한 '싸이표' 위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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