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사기를 당했을때 '아차' 하고 신고해봤자 이미 돈을 빠져나갔습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돈을 이체한 뒤 몇 시간이 지나야 실제로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보이스피싱 같은 전자금융 사기로 지난해에만 2만여 명이 700억 원 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범죄 계좌에서 인출을 정지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돈이 입금된 즉시 인출되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전체 피해자의 절반 가량은 사기 피해를 알게 된 지 6시간 안에 신고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이용자가 희망할 경우 전자금융거래로 돈을 이체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이체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지연이체'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요섭/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 : 일정시간 뒤에 이체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함으로써 철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취지입니다. 전자금융사기의 경우에도 예방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돈을 받는 사람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해도 이체가 지연되는 시간 내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게 됩니다.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의 경우 제도 시행에 문제가 없지만, 현금자동입출금기는 교체 비용 부담이 크다며 지연 이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