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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끊어지는 사고 빈번한데…규정 없는 번지점프

<앵커>

번지점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년이 됐습니다. 해마다 12만 명 넘는 사람들이 아찔한 점프를 즐기는데 안전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살펴보니 점프 하다 줄이 끊어져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규정이 전혀 없어서 더 문제입니다.
 
안전이 미래다, 연속기획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높이 45m 번지점프대에서 3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줄을 연결하지 않고 맨몸으로 뛰어내리다 변을 당한 겁니다.

[경찰 : 사고가 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할 의무가 있는데, 근무자가 제대로 못 했고, 안전장치도 있어야 하는데 미비한 거고.]

2008년엔 전남 나주에서 줄이 끊어지면서 남성이 추락해 숨지는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번지점프 운영업체를 찾았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아르바이트생인 데다, 시설은 물론 줄을 어떻게 관리하고 얼마나 사용하는지 지자체의 제대로 된 점검도 없습니다.

[번지점프 업체 직원 : 제일 중요한 게 줄이죠. (사용연한이 다되면) 폐기처분 하면 되는데, 줄이 비싸다 보니까 한 명이라도 더 뛰어내리게 하려다 보니까 사고가 나는 거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번지점프 관련 법규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번지점프대를 레저시설이 아닌 구조물로 분류해서 굴뚝이나 광고탑처럼 건축법을 적용하다 보니, 운영 방식이나 시설 안전에 대한 규정도 없고 누구나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 법이 있어서 제재할 수 있으면 몰라도 법이 없는데 (동의 없이 점검하면) 개인의 사물을 침범하는 일이 되잖아요.]  

이렇다 보니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번지 점프 줄 역시 아무런 기준이 없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성문정/박사, 한국스포츠개발원 : 몇 번 떨어지고 난 다음에 교체해야 되는건지 또 그 강도를 어떻게 검사해야 되는지 이와 관련된 제도적 장치들이 잘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번지점프를 엄격한 기준에 따라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련 법규에 번지점프대 최대 하중을 정해 놓는 것은 물론, 번지 줄의 사용환경과 사용횟수도 명시합니다.

또 적어도 250차례 이상 사고 없이 점프를 한 사람만 운영요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국내에 들어온 뒤 해마다 1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이용하는 번지점프, 안전 사각지대 속에서 목숨을 건 위험한 점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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