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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 스토리] '희대의 악동' 로이 킨

[티키타카 스토리] '희대의 악동' 로이 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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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로 칭송받고 있는 로이 킨.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현역 시절,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손꼽혔다. 하지만 종종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난폭한 행동을 저질러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의 불같은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 있었다. 발단은 1997년, 전통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즈 유나이티드의 ‘장미 전쟁’이 펼쳐질 때였다. 유래 깊은 더비인 만큼 빈자리 하나 없이 팬들이 들어찼고, 현장의 분위기는 과열돼 있었다.

리즈 유나이티드가 먼저 선제골을 넣은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로이 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알피 할란드에게 파울을 시도하다가 쓰러졌다. 로이 킨은 그라운드에 납작 엎드린 채 끙끙거렸다. 할란드는 로이 킨에게 부상당한 척 하지 말라고 크게 고함쳤다. 그가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했기 ?문이다.

그러나 로이 킨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로이 킨은 1년 여 동안 강도 높은 재활 훈련을 견디며, 당시 느꼈던 굴욕감을 곱씹었다.

그리고 4년 뒤, 로이 킨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중요한 경기에 출전했다. 상대 팀에는 로이 킨에게 씻을 수 없는 기억을 안겨준 할란드가 있었다.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할란드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 있었던 것이다.

로이 킨과 할란드는 다시 한 번 부딪혔다. 그리고 두 사람이 바운드 된 볼을 향해 달려들었을 때였다. 로이 킨이 할란드의 오른쪽 무릎에 끔찍한 태클을 가했다. 할란드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한 눈에 봐도 심각한 태클이었다.

심판은 로이 킨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로이 킨은 동료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준 후 쓰러져있는 할란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4년 전, 자신이 들었던 말을 되돌려주었다. “부상당한 척 하지 마!”

로이 킨의 과격한 태클로 할란드는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그러다보니 원래 부상이 있던 왼쪽 무릎에도 자연스레 무리가 갔다. 결국 그 해 여름, 할란드는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할란드는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그는, 다음 시즌 네 번의 교체 출전밖에 하지 못하고, 맨체스터 시티와의 계약을 해지 당하면서 쓸쓸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로이 킨이 2002년 자신의 자서전에 “알피 할란드에게 복수하기 위해 4년을 기다렸다”는 문구를 적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축구 팬들은, 로이 킨이 복수심에 눈이 멀어 동업자 정신을 저버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축구 협회는 즉시 로이 킨에게 5경기 출장 정지와 15만 파운드의 벌금을 물렸다. 하지만 한 선수의 인생을 끝낸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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