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임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길 유서를 작성해보세요." 오늘(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효원힐링센터에 모인 아이들의 표정이 직원의 말 한마디에 일순간 진지해졌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 23명을 데리고 임종체험 행사를 열었습니다.
'가상 죽음'을 통해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새롭게 설계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선도 행사입니다.
아이들은 우선 한 명씩 영정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실감이 안 나는 듯 증명사진을 찍는 것처럼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임종체험이 시작되자 말수가 줄고 이내 진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촛불만 드문드문 켜져 있는 임종체험장에 들어선 아이들은 수의를 입고서 유서를 쓴 뒤 한 사람씩 낭독했습니다.
유서에는 "다음 생애 살면 착하게 살고 효도할게요", "19년 동안 못난 아들로 자라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으로 가족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불이 완전히 꺼지고 관 속에 누운 상태에서 "이 시간 가장 후회되는 것, 당신의 죽음에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이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습니다.
아이들은 10여분 뒤 관에서 나와 새롭게 태어난 자신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체험행사에 참여한 A(19)군은 "감동적이었고 나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까지 부모님 속을 썩인 만큼 앞으로 잘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B(19)군은 "처음에는 왜 여기에 와 있는지 몰랐다"며 "하지만 관 뚜껑을 열고 빛을 마주하니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자는 각오 같은 게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임종체험한 '말썽' 청소년들 "나를 돌아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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