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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발언' 美 퇴역장성, 기밀누설 저서로 파문

"가장 민감한 작전 기밀 누설 혐의," "잘못된 국방정책을 공개 비판한 데 따른 치졸한 보복."

미국 국방부 정보담당 부차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3년 이슬람교도들을 '악마'(satan)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윌리엄 보이킨 예비역 중장이 저서에 포함된 일부 내용을 둘러싸고 다시 징계 위기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육군 특전사령관과 중앙정보국(CIA) 특수공작단 부단장 등을 역임한 보이킨은 2008년 발간한 저서 '항복 절대 불가'(Never Surrender)에서 1979년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1989년 중미 파나마의 실권자 노리에가 제거 작전, 1993년 소말리아 작전 등 가장 민감한 작전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폭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또 인질 구출작전과 대테러전 같은 민감한 분야를 다룬 저서를 발간하는 퇴역 군인들이 보통 사전에 기밀 누설 여부 확인을 위해 국방부에 사전 검토를 요청하는 것과 달리 보이킨은 이를 무시한 혐의도 추가됐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육군 당국의 메모는 그의 저서가 "진행 중인 작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장술, 대테러/대확산작전, 작전 배치, 침투술, 사진, 전술, 기술 및 절차 등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일부 누설했다면서, 그에 대한 견책을 권고하고 있다.

보이킨에 대한 군 당국의 이런 조치에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반대론자들은 저서가 발간된 직후 국방부가 조사에 나섰지만, 군사 기밀 누설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보이킨이 여군에 대한 전투 보직 개방 확대 등 일련의 군 정책을 비판하고 나서자 저서 내용을 가지고 국방부 발표가 있은 지 2년 뒤 재조사에 착수한 것은 치졸한 보복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의 주장도 미 국방부의 조사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책을 펴내기 전에 군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데다 자신의 저서에 포함된 내용은 다른 단행권, 영화, 뉴스 보도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것들이라면서 반발했다.

반면 육군 당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조지 라이트 대변인은 메모에 혐의 내용이 잘 나타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참모차장도 "법적 자문을 무시하고 등급심사 절차를 구하지 않고 저서를 발간한 것은 판단력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오스틴 차장이 서명한 메모에는 보이킨의 저서에 어떤 기밀이 누출됐는지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대신, 보이킨이 "프로답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군 당국은 보이킨에 대한 형사 처벌까지는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찬물을 끼얹은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당시 최극비 대테러부태 델타 포스의 작전관으로 특수전 분야에 첫발을 디딘 보이킨은 친정인 델타포스에서도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알려졌다.

델타포스를 관할하는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윌리엄 맥레이븐 사령관은 저서 발간 직후에 부하들에게 보이킨과의 접촉을 피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올 정도였다.

이에 대해서도 보이킨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역이면 모르지만 퇴역한 마당에 자신에 대한 비난 정도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이킨은 2003년 3월 군복을 입은 채 "테러와의 전쟁은 기독교와 사탄이 벌이는 전쟁," "오사마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 김정일이 미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미국이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 "나는 하나님의 왕국을 지키는 전사로서 군 상관이 아닌 하나님에게서 명령을 받는다"는 등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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