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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北 상대 승부수…'메구미'에 달렸다

<앵커>

북한과 일본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한 게 한반도 주변 외교역학에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자국민 인권문제로 한 건 해보겠다는 아베 총리의 승부수. 상대가 북한이다 보니 전망이 쉽지는 않습니다. 성패의 중심에는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가 있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977년 당시 13살이었던 메구미는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습니다.

가장 어린 납북자인 메구미는, 이후 일본 납치 피해자의 상징이 됐습니다.

북일 합의가 전해진 뒤, 일본 언론은 일제히 메구미 씨 부모를 쫓아다닐 정돕니다.

[메구미 씨 어머니 : '정말 돌아왔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기까지는 역시 아직 불안합니다.]

북한은, 메구미가 결혼한 뒤 딸 1명을 낳고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지난 2004년 유골을 일본에 돌려보냅니다.

그런데 DNA 검사 결과, 다른 사람 유골로 밝혀졌습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불신이 폭발했고 결국, 북·일 수교협상 중단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공교롭게도 이 과정은, 정치인 아베의 성장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2년, 고이즈미 방북을 수행하면서 납치 문제에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이후 '원칙을 지킨다'는 정치적 브랜드를 구축합니다.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 해결을 통해 북·일 수교라는 외교적 성과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과 중국을 견제하고 국내적으로는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지자는 것입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협상의 문을 열었습니다. 북한이 이 약속을 실행하도록 강하게 촉구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메구미 씨는 이미 숨졌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 조사를 검증할 수 있느냐를 두고서도 일본은 벌써 논란 중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투명한 북한을 상대로 한 아베의 승부수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한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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