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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 스토리] 기네스북에 오른 자책골

[티키타카 스토리] 기네스북에 오른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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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이 내 머리에 쏟아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덴마크의 올센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책골이 들어간 순간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자책골은 단순한 골이 아니다. 최고조로 올라있는 기세마저도 단숨에 꺾어버릴 수 있는 골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팀 동료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사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허무함을 안겨주곤 한다. 거기다 자책골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기라도 했다면, 여파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숨진 콜롬비아 선수도 있다.

그런데,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자책골을 넣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것도 한두 골이 아니라 무려 149골이나. 마다가스카르 프로 축구 리그의 우승팀을 결정짓는 결선 라운드에서 벌어진 일이다.

때는 2002년. 결선 라운드에 올라간 팀들은 다른 팀들과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각각 1차전, 2차전을 치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승점을 쌓은 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명문 팀 AS 아데마는 모든 토너먼트가 끝나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전년도 챔피언이자 최대의 라이벌인 SOE 안타나나리보와의 2차전을 부담 없이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 전부터 SOE 안타나나리보 선수와 코치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SOE 안타나나리보 선수들은 기이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AS 아데마 골대가 아닌, 자신들의 골대로 공을 몰고 가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들은 거침없이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는 막지 않았다.

SOE 안타나나리보 선수들의 괴이한 행동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선수들은 공을 센터라인으로 옮긴 뒤 자신들의 골문으로 자책골을 넣는 일을 무한 반복했다. 기계처럼 90분 내내 같은 행동을 반복한 이들은 149대 0이라는 엽기적인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대체 SOE 안타나나리보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SOE 안타나나리보와 AS 아데마의 1차전을 살펴봐야 한다. 1차전에서 SOE 안타나나리보는 AS 아데마를 한 골 차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심판이 AS 아데마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SOE 안타나나리보 선수들과 코치들은 흥분해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사이 AS 아데마는 안전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덕분에 AS 아데마는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꿈꿨던 AS 안타나나리보 선수들과 코치진은 울분을 토했다. 그리고 판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2차전 내내 자책골을 쏟아 부었다. 이날 경기 기록은 축구 경기 사상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신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마다가스카르 축구 협회는 SEO 안타나나리보 감독에게 3년간의 자격 정지를 명했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실망을 안긴 선수들 역시 출전 정지와 같은 강력한 처벌을 면치 못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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