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을 위해 일반에 폐쇄됐던 팽목항이 45일만에 섬주민에게 개방됐습니다.
항구 바로 옆에는 70대 할머니 두 명이 바닥에 앉아 조도면 내 동거차도와 맹골도로 돌아가려고 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들 옆에는 계란 한 판과 식료품이 담긴 검정 비닐봉지, 천 보따리 등이 놓여 있었습니다.
맹골도에 사는 최옥심(71) 할머니는 병원에서 약을 받아 다시 집에 돌아가고자 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최 할머니는 "불편했지만 죽은 사람들도 있는데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뱃길이 열렸지만, 사람을 다 못 건져서 기분이 안 좋다. 아까운 불쌍한 내 새끼들, 염병할 배들 때문에…."라고 혀를 찼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탑승자들에 대한 신분증, 주소, 전화번호 확인 절차가 강화되면서 할머니들을 태운 첫 배는 애초 예정된 출발 시각보다 5분가량 늦게 팽목항을 떠났습니다.
오전 8시가 되자 조도항에서 섬주민 20여 명을 태운 여객차도선 한 척이 팽목항에 도착했습니다.
섬주민들은 저마다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빠른 걸음으로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박홍준(71) 할아버지는 "그동안 대체 항구를 이용하려면 하루에 몇 차례 오지도 않는데 배 시간마저 들쭉날쭉해 배를 놓치기도 했다"며 "답답한 속이 확 터졌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내리자 공사 자재 등을 실은 대형 트럭과 수산물 운반용 탑차 등 차량 10여 대도 뒤따라 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오늘 오전 조도 주민의 팽목항 이용 재개를 발표하며 "실종자 가족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애초 내일(31일)까지 조도 주민의 여객선 운임을 면제하기로 했으나 6월 30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45일 만에 팽목항 일반 개방…섬주민 뱃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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