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 한수진/사회자:
‘살려주세요.’, 어느 의무 경찰관이 선임들의 가혹행위를 폭로하면서 쓴 글의 제목입니다. 41가지나 되는 부대 내 악습과 악행을 적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관련해서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과 의무경찰, 다시 말해 의경의 조직 문화 실태가 어떤지 문제점과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선임들의 가혹행위를 인터넷에 올린 의경이 청주 흥덕 경찰서 신입 의경이라고 하죠?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그렇습니다. 전입온 지 일주일 정도 되는 의경이고요. 혼자서 올렸다기보다 같은 기수들 하고 의논해서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같이 올린 글이다. 올린 글에 보면, ‘절박하다.’, 라는 표현이 있어요. 그야말로 정말 절박한 거죠.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41가지나 되는 잘못된 것들이 그대로 올려져 있고요. 이 글을 올리는데 있어서의 고심에 찬 어떤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본인들이 평소에 알고 있던 의경생활과 너무나 다르다, 라는 표현을 하고 있고요.
내용들을 보면 아침 점호 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거의 고문에 해당되죠. 아침에는 누구나 다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생리현상을 막은 것 자체는요, 사실상 고문에 해당하고요.
컴퓨터나 당구장, 체력 단련장을 이용 못하게 한다든지, 그리고 후임의 물건을 뺏어서 쓴다든지, 그리고 출동 나갔을 때 기동대 버스 안에서 야간에 근무를 나갈 수 도 있습니다. 그러면 통상적으로 바깥에서 순찰을 돌다가 교대해서 들어오면 좀 쉬어야 하는데요. 선임들은 자도 되고 후임들은 자면 다시 집합해서 욕설을 듣게 되고 이런 불합리한 것들이 많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떨이가 없으면 선임이 담배 필 때 막내 의경들이 재와 침을 받으러 다녔다, 이런 내용도 있던데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그렇습니다. 재를 떨어뜨리기 전에 종이컵으로 받치고 있고요. 침을 뱉으면 그것도 다 받아주어야 하고요.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사실상,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 의무경찰의 현실인가, 조금 의심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거의 쌍팔 년도에 있을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고요. 이것은 다름 아닌 노예, 노비를 다루 듯…. 의무 경찰은요. 국가에서 요구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요. 사실 이런 취급을 받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지금 거의 농노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상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건 거짓말이지 않을까, 라는.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근데 또 청주 흥덕 경찰에서에서 이런 의경들의 가혹행위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 아니에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처음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2009년도에도 전입온 지 일주일 된 의경이 경찰서 건물에서 떨어져서, 그런 경우도 있고요. 2010년에는 선임자에게 욕설을 들은 의경이 달려가는 차에 뛰어들어서 결국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찰과상을 입었고요. 왜 그랬는지 확인해보니까 선임병의 시달림에 자살을 하려고 했던 것이고요. 2011년도에 의경 두 명이 후임에게 욕설, 폭언을 해서 징계 받은 사건이 있고요. 그리고 올 초엔 입감자가 자살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세면장에서 목을 매서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 경우에는 입감자라는 것이고요, 의경은 아니지만.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그렇습니다. 폭행 혐의로 그런 것들이 있었고요. 또 지구대에서 지갑을 분실한 것을 찾아주었는데 이 지갑의 주인에게 경위가 금품을 요구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복합적으로 경찰서가 기강이 헤이하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래서 문제가 되니까 총경 급이 아닌 경무관 급의 서장이 오셨어요. 총경은 무궁화 4개인데, (경무관은)태극 무궁화라고 해서 큰 무궁화가 있습니다. 이 분이 오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전혀 근절되지 않고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요. 전체적인 인권 실태 조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징계도 좀 하는 것 같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계속 반복이 되고 있고 근절이 되지 않고 있는 거예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근절되지 않는 것에는 큰 요인들이 몇 가지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기동대에서 근무하러 오시는 분들이요. 자세가 좀 불량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보통은 그냥, 쉬러 간다, 라고 표현을 하고 있거든요. 기동대에 배치되면 일단 진급시험을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관리 체계에 미흡한 점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점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부대원들이 간부들 앞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내무반 생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간부들은 선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다 믿으면 안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보면 말이죠, 어느 정도 군대에도 그렇고 의경들도 그렇고 가혹행위를 보면 지휘관들이 이른바 조직관리 효율성을 위해서 방조하고 묵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특히 시위대 진압을 나가는 의경들 같은 경우에는 폭언, 욕설은 기본적으로 듣죠. 왜냐하면 관리하기가 좋거든요, 군기 잡기도 좋고요. 그리고 시위대 진입할 때도 사실상 폭력성을 내제화시키기 위해서, 시위에 배치되면 뒤에서 선임들이 헬멧을 때린다든지, 똑바로 하라고 뒤에서 정강이를 걷어찬다든지 이런 행위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투경찰 제도가 폐지되었고 의경들이 시위진압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투경찰이 폐지되면서 의경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그래서 의경이 전투경찰화 되고 있다, 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저희도 그런 경향성들을 집회현장에 가면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동대 버스 앞에서 이유 없이 이렇게 다 서 있게 한다든지, 밥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밥을 먹이지 않고 선임들 먼저 먹고 있는데 기동대 앞에서 정자세로 서 있어야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시민들이 버젓이 보고 있는데도 길거리에서 가혹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안 보는 곳에서는 더 큰 가혹행위가 있을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지금 이런 가혹행위가 발생했을 때도요. 경찰 윗선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고 하고 철저하게 책임도 잘 묻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이번 건만 해도 이미 삭제된 상태잖아요.
▶ 임태훈 소장 / 군 인권센터:
네, 삭제가 되었고요. 언론을 통해서 지금 나오는 게 침소봉대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전입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잘 해주려고 따라다녔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거든요. 현재 조사를 경비 라인, 즉 의무경찰을 관리 감독하는 부서에서 지금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식구 감싸기 식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정도에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경찰청 안에는 인권보호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실 조사를 해야 하는데요. 이곳의 수장은 총경급, 경찰 서장 급 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조사계 조사 인원이 6명밖에 안 돼요. 그 중에서도 조사를 할 수 있는 분이 1~2명 정도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서에 대한 직급을 높일 필요가 있다, 경감정도로 높이고 조사 인력을 많이 배치해야만 이 분들이 경찰 내부에서 인권 침해가 있을 때 그나마 내부 자정능력이 돌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경들에 대한 인권교육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조사를 단독적으로라도 내려갈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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