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장성 요양병원 화재참사 유가족 임채휘 씨
▷ 한수진/사회자:
장성 요양병원 화재참사, 오늘은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어제 오후 유가족들은 숨진 환자들의 손발이 묶여있던 증거라며 3장의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유가족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방화로 봐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관련해서 장성요양병원 유가족 가운데 한 분인, 임채휘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참사로 외할머니를 잃으셨다고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올해 연세가 87세이시고요. 성함은 박 자, 종 자, 신 자 이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양병원은 어떤 증상으로 입원하게 되셨는지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2년 전에 할머니께서 부분적으로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고 계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고 소식은 언제 어떻게 들으셨어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어머님도 병원 측의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서 일 나가시려고 TV를 틀고 준비를 하시다가 방송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TV를 보고 아셨다는 거군요. 따로 가족들은 연락을 못 받으셨던 거예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네, 그렇습니다. 저희 유가족들 거의 다가 병원의 직접적인 연락을 받은 게 아니라 아침에 뉴스를 보고 오신 분도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 병원에 고령의 환자분들이 많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병실에서 불이 난 게 아니잖아요. 왜 이렇게 희생이 컸을까, 참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가족 분들 마음은 또 오죽하셨을까 싶네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모든 거의 유가족들의 마음이 죄인과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서 병원에 모셨기 때문에 이미 죄인들 마음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인데. 언론에서는 몸도, 거동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침대에 묶여있었다, 침대에 누워서 사고를 많이 당했다고 하는데, 저희 할머님도 저희 부모님이 한 달 전에 면회를 하셨고요. 며칠 전에 저희 외삼촌께서도 면회를 하고 오셨고, 그 때도 같이 걸어 다니면서 식사를 하셨는데요. 중증의 어떤 환자로 침대에 누워서 거동도 못할 정도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대피를 못했다, 라는 것은 저희들은 좀 이해가 되지 않고요. 돌아가신 분들 대다수가 며칠 전까지 충분히 걸어 다니셨고요,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거동도 못 할 만큼 그렇게 힘든 상황도 아니었는데, 이 정도 화재였으면 충분히 탈출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보셨겠네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옆에서 “불이야”라고 크게 외쳐만 주셨다면, 그 분들이 깨어나서 탈출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고요. 탈출할 수 없었다고 하는 물리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분들이 아주 작은 화재에도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을 했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었다, 라는 이야기라고 저희는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유가족들이 무엇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라고 있고요. 참 어려운 결정이실 텐데 부검도 하기로 했죠?
▶ 임채휘 씨 / 유가족:
네, 일부 유가족들이 사실은 부검을 하지 않기를 원하시죠, 나이가 많이 드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하겠다고 먼저 한건 아니고요. 그 과정을 저희는 감수 하겠다는 거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제 유가족들이 3장의 사진을 공개했던데요. 공개된 사진을 보면, 손과 발에 묶인 흔적이 있어요. 못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어떤 사진인지 직접 설명해주시겠어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손목과 발목이 묶여있었다고 의심이 되는 사진입니다. 묶였다, 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왜냐하면 실제적으로 묶여있는 게 아니니까. 팔목 부분에 심하게 상처가 나 있고 움직였다, 라는 부분이 있고요. 지금 3장의 사진이지만, 유가족들이 경황이 없어서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사고 당일 날 오셔서 사체를 육안으로만 봤을 때도 충분히 이것은 의심이 될 만한 시신의 모습입니다, 라고 말씀하시고 부검을 실시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결박 흔적이 남아 있는 희생자는 스물한 분 중에서 몇 분 정도 될 것으로 보세요?
▶ 임채휘 씨 / 유가족:
사고 당일 유가족들이 모였을 때, 일곱 분에서 여덟 분 정도가 그렇게 진술을 하셨고요. 그리고 진술하셨던 분들의 보호자 분들은, 결박과 관련된 사실은 동의한 적도 없고 그렇게 결박을 당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손발을 결박하는 것에 있어서 본인이나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부분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말씀이시죠?
▶ 임채휘 씨 / 유가족:
네,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절차라든가 동의서 등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고 했던 부분은 없고요. 분명히 저희가 내려갈 때 인터넷 신문에서 어느 한 소방관이 “결박당해 있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서 가위로 천을 잘랐다”라는 진술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방대원이 가위로 잘랐다, 하는 진술이 언론에 보도가 된 적 있다는 말씀이시죠?
▶ 임채휘 씨 / 유가족:
그런 부분을 저희가 의혹을 제기했을 때, 그 소방관이 진술을 번복했다고 다시 기사가 나왔는데요. 생각해보시면 본인이 당일 날 행동했던 것들에 의해서, 내가 가위로 잘랐는지 칼로 잘랐는지... 어디서 가위를 가져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을 번복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가위로 끈을 잘랐다는 행위 자체가 내가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진술의 번복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번복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인데, 그게 갑자기 제대로 기억이 안 난다고 소방대원도 말을 바꾸었다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여전이 병원에서는 환자를 결박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죠?
▶ 임채휘 씨 / 유가족:
네, 그렇습니다. 어제 이사장이 사과를 하러 현장방문을 했고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겠다고 했는데, 일부 유가족들은 “결박한 사실이 있느냐, 과다하게 약물을 투여해서 환자를 용이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그런 적이 있느냐”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는데요. 그런 부분에서는 혐의라든가 본인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아서 저희는 구체적인 사과의 모습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유가족들이 과격하게 행동하기도 했지만.
▷ 한수진/사회자:
상당히 유족들이 격앙되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말씀 듣고 보니까 이 부분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 임채휘 씨 / 유가족:
저희는 어쨌든 죄인들 마음으로, 부모님을 끝까지 모시지 못한 유가족들이 많습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유가족들에게 마지막이라도 효도를 다 하면서 진상규명된 상태로 보내드려야지, 그냥 자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그 분들을 쉽게 보내는 것은 또 하나의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를 낳고 집 사람이 곧 복직을 해야 되는데, 만 12개월도 되지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서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부모님의 마음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셔두고 생활을 하면서 자주 찾아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대한의 효도와 자식 된 도리를 다하려고 노력을 해왔던 저희들로서는 이런 것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들이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금에 대한 이야기로 시선을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어제 사고가 난 당일에도 최대한 자제해서 모든 것들에 대해서 저희 유가족들은 분향소 설치와 관련된 사건의 진행개요를 요청 드렸던 거고요. 이것에 대해 정말 조심스럽게 저희도 행동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마음 저희가 잘 알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 발인을 했어야 하는 시점인데, 제때 제대로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이렇게 가족 분들이 사고규명을 위해서 마음을 정하셔야 할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죄스럽고 무서우실까 싶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사고경위 정확히 밝히는 게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장성요양병원 유가족 임채휘 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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