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일의 중심서인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해마다 의경 가혹행위 등 조직 내부의 고질적인 병폐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26일부터 이틀 동안 이 경찰서 방범순찰대 의경들을 상대로 긴급 복무 점검에 나서 선임 의경이 후임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선임 대원 2명이 후임 대원 4명에게 욕설을 해 수치심을 주고, 자신의 업무를 떠민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가혹행위를 당한 후임들은 지난 25일 '청주 흥덕경찰서 의경이에요.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려 가혹행위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아침 점호시간 전후로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하는 등 41가지에 달하는 선임들의 '악행'을 열거했습니다.
충북에서 의경들의 비위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1년에는 의경 2명이 후임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밝혀져 징계를 받았습니다.
2010년에는 선임자에게 욕설을 들은 의경이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타박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조사 결과 또 다른 의경도 선임 의경에게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선임 대원 4명이 형사 입건됐습니다.
관리 책임을 물어 흥덕경찰서장이 직위해제됐고, 부대장과 감찰 담당자는 인사 조치되는 등 중징계가 이어졌습니다.
2009년에는 흥덕서에 배치받은 지 일주일 된 의경이 이 경찰서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경찰은 추락사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유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이유가 없다며 자살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해마다 의경들의 악습이 적발됐고, 그때마다 경찰은 근절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에 또다시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병폐를 개선하려는 경찰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비위는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대물림되는 조직문화"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는 행동수칙이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지만 선임 가운데 누군가 배려하고 희생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 이상 고쳐지기는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인권 관련 교육을 하고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상담하는 등 근절을 위한 경찰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곽 교수는 부조리를 신고한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부대를 바꿔주거나 외부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하는 보호 조치가 있어야 내부 고발자가 나오고, 악습도 사라질 것"이라며 "당장의 소나기만 피하고보자는 식의 응급 처방만으로는 고질적인 병폐들이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의경 부모 모임'의 강정숙 대표는 지휘관에 대한 관리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강 대표는 "의경들은 2년 남짓 근무하는데 지휘관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선임들이 주도하는 잘못된 조직문화가 고쳐지지 않는 것"이라며 "지휘관의 근절 의지와 올바른 조직 관리가 중요한 만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면피성 처벌로 지휘관을 보호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근절 안되는 의경 가혹행위…청주흥덕서 해마다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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