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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참사 원인조사만 3년 '닮아야할 해법'

<앵커>

안전이 미래다 연속기획, 오늘(27일)은 20년 전에 발트 해에서 침몰해서 승객 852명이 숨진 에스토니아호 사고를 돌아보겠습니다. 에스토니아호도 세월호처럼 승객, 화물, 차량을 함께 실은 로로선이었고 화물 결박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 선원들은 바닷물이 들어온 걸 알고난 뒤 21분이 지나서야 대피방송을 했고 구명선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스웨덴은 이 사고를 통해서 어떤 교훈을 얻었고 또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취재했습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4년 9월 28일 새벽 1시쯤 에스토니아 탈린을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던 에스토니아호에서 사고가 발생합니다.

화물을 실은 뱃머리 쪽 출입문 잠금장치가 떨어져 나가면서 배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겁니다.

깜깜한 새벽 시간, 6m에 이르는 높은 파도가 치는 발트 해 한가운데서 사고가 나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배는 1시간 만에 침몰했고 탑승객 989명 가운데 85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스테판/사고당시 구조헬기 조종사 : 바람이 불면 바다에 빠진 사람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따라서 우리도 계속 이동해야 해서 구조가 어려웠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에스토니아 세 나라가 사고 다음날부터 3년 이상 공동조사를 벌였습니다.

선박 결함과 위험 인지부터 안내방송까지 20분 넘게 걸린 선원들의 잘못된 대처가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이후 이중 격벽이던 여객선 선체를 삼중 격벽으로 강화했고, 바닷물이 50cm 높이까지 차도 배가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선박건조규정을 법제화했습니다.

조타실과 기관실은 사고나 고장에 대비해 이중으로 만들었고 전기설비는 구간별로 나눠 배 전체가 정전되는 일을 막았습니다.

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교육도 시작했습니다.

위기상황별 행동 지침을 만들었고 선원들은 숙지하도록 했습니다.

[크리스찬/여객선 선장 : 모든 사고에 대한 매뉴얼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좌초되는 경우를 가정한 10번 매뉴얼을 보면 좌초 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2014년 6월, 보시는 것처럼 모든 안전장치들에는 사용기한이 분명히 명시가 돼 있습니다.

고치거나 수정할 수 없도록 설치가 돼 있는데 이 기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철저하게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틴/여객선사 안전담당 임원 : 매주 컴퓨터 유지·보수 프로그램에서 교체나 보수가 필요한 선박 안전장비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합니다.]

'정확한 조사를 통한 근본적 대책만이 참사의 재발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스웨덴이 비극을 통해 얻은 소중한 교훈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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