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한 차량털이 사건의 범인은 다른 살인사건 용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사실을 공유하지 않아 공조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과 23일 오전 부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해운대구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37대의 차량털이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같이 차량 조수석 옆 유리틈새를 날카로운 공구로 벌려 깨트린 뒤 내부 금품을 털었고 증거인멸을 위해 블랙박스나 메모리를 훔쳐가는 범행수법도 동일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과 DNA 분석을 통해 두 사건의 용의자로 박모 씨를 지목하고 공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부산경찰이 차량절도범으로만 알았던 박씨는 지난해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것으로 26일 뒤늦게 확인됐다.
부산경찰은 박씨가 북구와 해운대구에 앞서 경남 진주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차량을 털었고 지난해 충남 아산경찰서와 당진경찰서에 의해 각각 폭력과 특수절도로 수배된 사실을 내부 정보공유로 알았지만 정작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고 밝혔다.
살인 사건을 맡은 충남의 경찰서에서 이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27일 사채업자인 윤모(46·여)씨와 성모(41) 등과 함께 강동동의 한 폐가에서 사채 1억여원을 갚지 않은 임모(49·사업가)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의 한 경찰서는 실종신고 5개월여 만인 지난 22일 강동동에서 암매장된 임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이 사건 용의자 4명 가운데 박씨를 제외한 3명을 붙잡았으며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씨는 살인 범행에 가담한 후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진주와 부산 등지에서 숨어지내며 차량털이 등으로 도피자금을 마련해온 것으로 부산경찰은 보고 있다.
문제는 부산경찰이 박씨가 단순 차량털이범이 아니라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초기 대응이 달라졌을 거라는 점이다.
경찰 내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바람에 공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박씨의 범죄자 경력조회 결과 수배된 3건 외에는 없었다"며 "해당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서가 통보해주지 않으면 연루 사실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살인사건을 맡은 경찰서 관계자는 "박씨가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수사에 혼선이 있을 수 있어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실적경쟁 때문에 공개수배까지 된 범죄자 정보를 일찍 공유하지 않아 결국 살인사건 용의자에게 또 다른 범행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 연쇄 차량털이범은 살인 용의자…공조수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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