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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분리장벽 앞에서 평화기도…분쟁 종식 촉구

교황, 분리장벽 앞에서 평화기도…분쟁 종식 촉구
사흘 일정으로 중동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시간 오늘(25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을 방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교황은 중동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전 요르단에서 헬기를 타고 베들레헴에 도착해 예수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장소 근처의 '구유광장'에서 공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전 교황들은 항상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거쳐 서안지구로 향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을 들르지 않고 직행했습니다.

교황이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 영토인 베들레헴을 먼저 방문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상원 의원인 무스타파 알바르구티도 교황이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요르단에서 베들레헴으로 직행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승인한 것이라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말했습니다.

베들레헴은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는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공개 미사에는 현지 기독교인 등 8천명이 참석했습니다.

환영 인파와 미사 참석자 가운데 다수는 팔레스타인을 상징하는 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목과 어깨, 머리에 두르고 있었습니다.

교황은 베들레헴 미사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8m 높이의 분리 장벽 앞에 멈춰 서 기도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벽면에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낙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보안군은 예정에 없던 교황의 행보에 걱정을 보였고 교황은 5분간 장벽 앞에 머물다 자신이 탑승했던 흰색 차량으로 돌아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소셜 미디어에 교황이 분리 장벽 앞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올렸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분리 장벽은 이스라엘인에게는 안보에 중요한 요소지만 팔레스타인은 이를 이스라엘 점령의 상징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베들레헴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만났습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종식을 촉구하고 '2국가 해법' 지지 의사도 밝혔습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 분쟁을 끝내자는 협상안 내용 가운데 일붑니다.

교황은 점점 더 용납할 수 없게 되는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분쟁을 종식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경 안에서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도록 모두가 용기를 가질 시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또 미사에서 예수가 태어난 이곳에서 압바스 수반과 시몬 페레스 대통령을 바티칸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측은 곧 수락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레스 대통령 측은 성명에서 교황의 초청을 환영한다며 대통령은 평화를 가져오는 모든 방안을 지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압바스 수반의 나빌 아부 루데이나 대변인도 바티칸에서의 정상회담이 6월에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오후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이동해 페레스 대통령을 만나고 예루살렘으로 향합니다.

예루살렘에서는 1년 전 자신의 교황 즉위식에 참석했던 동방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와 만나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 간의 우호 선언서에 서명할 계획입니다.

교황의 공식 방문 목적은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의 관계 개선이지만 팔레스타인은 교황이 이번 중동 방문 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습니다.

2박3일 일정으로 중동을 방문한 교황은 전날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3년 넘게 지속한 시리아 유혈 사태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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