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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쌤'도 나의 스승…'일진' 학생이 경찰서로 간 사연

'경찰 쌤'도 나의 스승…'일진' 학생이 경찰서로 간 사연
"꼭 학교에 있어야만 선생님인가요? 경찰 쌤(선생님을 가리키는 속어)도 우리 선생님이에요!"

케이크 아티스트를 목표로 서울 서초구 직업전문학교 요리과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김소연(19·가명)양은 3년 전만 해도 이른바 잘 나가는 '일진'이었다.

김양은 중학교 3학년 때 상습적으로 후배를 때리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다른 일진 10명과 함께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그랬던 김양이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2년 4개월 만에 제 발로 경찰을 찾았다.

이번에는 조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찾도록 도와준 '경찰 선생님'들을 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경찰 선생님들은 김양이 다녔던 서초구 모 중학교의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는 서초경찰서 아동청소년계 배원형(33) 경사와 박철성(37) 경장이다.

김양은 2012년 1월 공갈과 특수폭행 등 혐의로 입건되면서 이들을 처음 만났다.

이들은 같은 해 말 김양이 기소유예로 풀려난 이후에도 매주 한 차례씩 상담을 하며 김양이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배 경사는 25일 "학교에 나가지 않으려 하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김양에게 나 역시 어린 시절 두 번이나 물건을 훔치다 잡혀 경찰서에 간 적이 있다고 말해줬다"면서 "어른으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처럼 곁에서 지켜봐 주자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작년 5월부터 서초서가 주관한 학교폭력 선도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전문가를 통해 미술치료도 받았다.

그해 8월 초에는 배 경사 등과 함께 독도탐방도 다녀왔다.

김양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배 위에서 해돋이를 봤을 때 뭔가 북받치는 것을 느꼈고 이후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 경사와 박 경장은 공식적인 선도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모바일 메신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김양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양의 생일에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지난 설에는 김양으로부터 세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았다.

이들은 김양에게 경험자 입장에서 바람직한 청소년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하지만 김양이 스승의 날에 중학교 동창과 함께 케이크를 들고 찾아왔을 때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두 사람의 이야기다.

배 경사는 "경찰인 내가 스승의 날에 이런 대접을 받는 것에 당황했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전했다.

박 경장은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며) 제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라며 "이 친구들이 무사히 졸업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관내에 학교폭력이 사라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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