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의 칼끝이 또다시 정상혁 보은군수를 향했다. 경찰 수사의 초점은 정 군수가 지난 3월 1일 연 출판기념회에 보은군 공무원들이 개입했는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정 군수가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은 지난해 보안등 교체사업 특혜 의혹과 지난달 선거자금 수수 의혹에 이어 세 번째다.
선거를 10여 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현직 군수이자 이번 보은군수 선거의 유력 후보이기도 한 정 군수에 대한 경찰의 잇단 수사는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선거법 위반 정황 확인"…경찰 혐의 입증 자신감
충북경찰청 수사2계는 지난 22일 보은군청 군수 비서실과 행정계, 통신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본체 7대와 라면 상자 3개 분량의 서류를 압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중순 정 군수의 출판기념회 개최에 일부 공무원이 직접 관여했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를 벌여왔다.
정 군수는 지난 3월 1일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문학작품집 '촌놈이 부르는 희망노래' 출판기념회를 했다. 경찰은 이 출판기념회 기획 단계부터 인원 동원까지 공무원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 군수가 공무원들에게 개입하도록 지시했는지를 가리는데 수사를 집중하면서 관련 공무원은 물론 정 군수의 소환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전 조사에서 공무원 개입 정황을 확인,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 수색에 나선 것"이라며 "혐의가 확인되면 관련자 전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 경찰 수사 쟁점은?
경찰은 "공무원 개입 정황이 분명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선거기간 중임에도 이례적으로 압수 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현직 군수를 공개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수사 지휘를 하는 검찰 역시 "현재의 수사 내용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법원도 수사를 진행할 만하니까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았겠느냐"고 경찰을 지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공무원이 관여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다만 출판기념회를 선거운동으로 볼 것인가는 논란이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출판기념회를 선거운동 외의 활동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음성적인 편법 정치자금 모집의 채널로 비판받는 시점에서 이를 선거운동의 하나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군수의 사적인 출판기념회에 공무원이 직접 개입을 했다면 분명히 문제가 되겠지만 출판기념회를 선거운동을 볼지는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 수사 결과 따라 파장 클 듯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그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정 군수는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의 대형 악재가 돼 재선 가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경찰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표적수사'와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고, 새로운 논쟁거리를 야기할 수 있다.
정 군수를 향해 경찰이 '집요'할 만큼 칼을 겨눈데다 선거를 앞둔 수사 시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정 군수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0개월 가까이 보안등 교체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공무원 2명이 업자로부터 향응 등을 받은 혐의로 처벌받았지만 경찰이 정조준했던 정 군수는 무혐의 처분됐다.
정 군수가 예비후보 등록 시기를 점치던 지난달 말에는 그가 2010년 지방선거 때 같은 당 소속의 지방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제공받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출판기념회 관련 압수 수색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에 이뤄졌다.
정 군수가 23일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해 "매우 민감한 시기에 경찰의 압수 수색이 이뤄져 선거에 막대한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정당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출판기념회 관련 수사와 이전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부담은 있었지만 선거법 관련 수사는 최대한 서둘러 처리한다는 원칙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선거 앞두고 보은군수 겨눈 경찰…이번엔 성과낼까
"개입 정황 분명"…미묘한 시점 탓 '표적수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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