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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왕은 백성 굶어 죽어도…" 떠나는 北 민심

<앵커>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3년째입니다. SBS는 오늘(21일)부터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연속보도로 짚어보려고 합니다. 김정은은 집권 초부터 핵무장과 동시에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병진노선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핵 개발에 전력해왔습니다.

중국과 손잡고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던 황금평 같은 경제특구들은 몇 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북한 주민의 불만은 커가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지대에서 저희 취재진이 북한 주민을 만나서 김정은 체제하의 민심을 들어봤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여의도 1.5배 크기의 황금평입니다.

2011년 6월 장성택 당시 국방위 부위원장과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곳에서 경제특구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그로부터 3년, 황금평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철조망 너머로 북한 군인들이 텃밭을 매는 모습만이 보입니다.

북한과 중국이 손잡고 첫 삽을 뜬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곳 황금평 경제특구에는 이렇게 굴착기 몇 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허허벌판으로 남아있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모든 사업은 중단됐고 언제 재개될 지 기약조차 할 수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북한 주민들은 핵 개발에 몰두하는 북한 당국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주민 : 한마디로 말하면, 그 미사일 쏠 돈 있으면 백성들 먹을 걸 달라. 이해되죠?]

[군사에 돌리는 (예산) 10%만 주민에 돌리면 잘 산다 하는 소리도 나옵니다.]

일부 주민들은 김정은을 '원수' 대신 격이 낮은 용어인 '나라왕'이나 '대통령'으로 불렀습니다.

[이름은 부르면 안 돼요. '나라왕'들은 제 배가 부르니 백성들 배고파 굶어 죽어도 모르고…]

핵으로 강성대국을 실현하겠다는 구호와 고모부까지 처형하는 공포 정치, 또 엄격한 주민 통제로도 이탈하는 민심을 다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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