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엄지가 아팠지만 그래도 너무 기적적으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감사했죠. 그런데 지금은 또 다른 경지에 오른 것 같아요. 손이 완전히 괜찮아요. 너무 욕심만 안 부리면 무반주도 원하는 대로 연습할 수 있어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5년의 공백기를 딛고 돌아와 전성기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영원한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이달과 내달 연이어 예정된 자선 공연을 앞두고 21일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몸도 마음도 가벼워 보였다.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바이올린을 손에서 놓은 정경화는 2011년 복귀해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예술감독과 자선 음악회 등을 통해 한결 여유 있는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5개 도시 투어를 시작으로 국제무대에도 복귀했다. 올해도 10월 중국 투어에 이어 12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유럽 컴백 무대에 오른다.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예술감독도 4년째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4월에는 일본 투어가 예정돼 있다.
"한국에서 관리를 너무 잘 받아서 지금은 아주 몸이 좋아서 잘 지내고 있어요. 다시 무대에 나가서 연주하고 나서도 손에 불편을 느꼈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최근에는 서울의 한 통증클리닉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덕분에 몸 상태가 안 좋았을 때 하루 한두 시간 정도 하던 연습량도 많이 늘었다.
"온종일 생각하고 연습하고 쉬고, 쉬고 또 연습하는 날이 많아요. 정말 즐기면서 연습을 하고 있죠. 바흐 무반주도 계속 추진하고 있어요. 연주자로서 마지막으로 가장 원하던 프로젝트죠. 해놓고 나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포하고 싶어요.(웃음)"
부상 이전과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다
"솔직히 말할까요. 노쇠한 게 달라졌죠. 하지만, 음악인은 마음은 늙지가 않는답니다. 저는 '하루살이'에요. 조심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으니까요. 복귀한 후에는 매일매일 감사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더 마음을 비워서 매초매초 감사하고 살아요"
그는 또 "나이를 먹을수록 음악의 깊이가 달라져 인생의 경험이 음악에 표현이 된다"라고 했다.
오랜 시간 외국 생활을 했던 그는 최근에는 서울에 거주하며 해외 일정이 있을 때만 나가고 있다.
"제가 한국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제가 너무나 받은 것이 많은데 나의 사랑하는 나라에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뭔가를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정경화는 그러면서 '영재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와 이화여대 음악대학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주 있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재주를 키우도록 해줘야 해요. 이제 한국도 하드웨어는 많이 성장했으니 소프트웨어를 더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죠"
내달 13일 예정된 공연도 아프리카 어린이와 국내 어린 음악가 후원을 위한 헌정음악회다. 오는 28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그래도, 사랑' 음악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한다.
G선상의 아리아는 정경화가 작고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추모하며 연주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희망 아니겠어요. 세월호에서 떠난 아이들은 하늘의 별이 됐을 겁니다"
첼리스트 언니 정명화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남동생 정명훈과 함께 하는 '정트리오' 공연은 당분간은 쉽지 않다고 한다.
"지금은 다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계획을 세울 상황이 못돼요. 당장은 제가 회복돼서 이 상황을 지탱해 나가면서 그런 계획도 세워가야겠죠"
(서울=연합뉴스)
정경화 "손 완전히 괜찮아요…매초 감사하며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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