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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부, 계엄령 선포…"쿠데타 아니다"

반정부 시위 사태로 정국 위기가 깊어지는 태국에서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군부는 오늘(20일) 새벽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며 이는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은 "국민은 당황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조치는 국민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국민은 평소대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평화질서관리센터 등 정부 치안유지담당 기관의 기능 정지를 선언했으며, "육군, 공군, 해군의 모든 장병은 원 근무지로 복귀하라"고 밝혔습니다.

자체 방송국을 보유한 군은 방콕 안에 있는 민간 방송국 몇 곳에 진입했습니다.

이로써 군은 전국의 치안질서유지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군은 전쟁이나 폭동 발생 시 계엄령을 선포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번 계엄령 선포에 대해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 정부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습니다.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는 오늘 대대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계엄령 선포 직후 거리 행진 시위를 바로 취소했습니다.

이번 계엄령 선포가 현 정부를 퇴진시키기 위한 쿠데타로 이어지면 친정부 진영으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정치 위기가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군이 전쟁과 폭동 상황이 아닌데도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병력을 방콕으로 진주시킨 것은 사실상의 쿠데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계엄령의 목적이 시위에 따른 유혈 사태 방지와 치안질서 유지에 국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정부 시위대인 '레드 셔츠' 지도자는 "계엄령 선포로 현 정부와 헌정은 여전히 존속하고, 이는 쿠데타를 반대해온 우리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며 계엄령 선포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계엄령 선포 뒤에도 과도정부 기능은 유지됐으며, 지난해 하원 해산 이후 유일한 입법기관으로 남아 있는 상원도 존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엄령 선포가 '실질적인 쿠데타'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상황 전개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군이 현 정부를 퇴진시키고 정치, 행정 권력을 장악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6개월 넘게 이어지며 정국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7일 헌법재판소의 권력남용 결정으로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해임됐습니다.

이후 반정부 시위대는 중립적인 인물을 선정해 새 과도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친정부 진영은 선거로 구성된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새 총리를 임명하는 것은 위헌이자 반란에 해당한다며, 반정부 진영이 새 총리 임명과 새 과도 정부 구성을 강행하면 대규모 맞불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태국은 지난 2월 실시한 조기 총선이 무효가 돼 오는 7월 재총선을 실시키로 잠정 결정됐지만, 반정부 진영이 새 과도정부 구성을 주장하며 선거에 반대해 재총선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 사태가 발생한 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시위대를 향한 괴한들의 공격 등으로 지금까지 28명이 숨지고 8백 명 가까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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