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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해체 뒤 홀로 선 매카트니…그의 삶과 음악

신간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

비틀스 해체 뒤 홀로 선 매카트니…그의 삶과 음악
폴 매카트니는 팝 역사에서 가장 역설적인 스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비틀스(비틀즈) 멤버 네 명 가운데 유일하게 한 번도 탈퇴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적이 없지만 그룹 해체의 원흉으로 종종 지목받는다. 아름다운 선율과 노랫말로 비틀스의 신화를 썼지만 솔로 활동 때 발표한 음악은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함께 비틀스를 이끈 존 레넌과 비교하면 명암이 더욱 두드러진다.

레논은 비틀스 해체 뒤에도 반전 평화운동의 상징으로 높게 평가받았다. 1980년 사망한 뒤에는 남긴 음반 '이매진'(Imagine) 등이 명반 대접을 받으며 '전설'이 됐다.

매카트니에게는 '팝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라는 별명이 따라붙지만 그를 따로 분석한 책은 쉽게 찾기 어렵다. 특히 국내에서는 그의 솔로 시절 음반조차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오는 28일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매카트니의 솔로 전성기 시절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책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음악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톰 도일이 매카트니와 수차례 단독 인터뷰한 결과를 시간순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책이 다룬 시기는 매카트니가 자신의 밴드 윙스와 활동한 70년대다. 1970년 비틀스 해산부터 1980년 존 레넌 사망 때까지와도 겹치는 시기다.

매카트니의 육성으로 비틀스 해체 후 벌어진 소송전 뒷이야기를 전했고, 존 레넌과의 대립 관련 일화 등을 담았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가 남다르다.

저자에 따르면 매카트니는 비틀스 해체의 빌미가 된 레넌의 탈퇴 선언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너 얼간이 같아." 폴을 노려보던 레논이 갑자기 말했다. 그러고는 선언했다. "난 그만둘래. 갈라서자.""(38쪽)

책은 또 비틀스의 균열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로 당시 캐피톨 레코드사와 계약을 주도하며 개인 이익을 챙긴 앨런 클라인을 지목한다.

"비틀즈가 궁극적으로 해체한 뒤 멤버들의 아내들이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비틀즈를 분열시킨 장본인은 오노 요코나 린다 매카트니가 아닌 앨런 클라인이었다."(39쪽)

"앨런 클라인을 제멋대로 굴도록 내버려 둘 수 없"던 매카트니는 1970년 나머지 세 멤버를 고소했다. 세 사람은 클라인과 계약 관계였다.

변론과 숙의를 거친 뒤 법정은 1971년 밴드의 수익관리 권한을 매카트니에게 줬다. 매카트니는 법정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언론과 팬 그리고 다른 멤버로부터 지독한 미움을 받게 됐다.

책은 그룹 해체 뒤 더욱 심한 불화를 겪은 레넌과의 관계도 생생하게 소개한다.

매카트니가 전화통화에서 아이들과 피자를 먹고 동화를 읽어준 이야기를 하자 레넌은 "넌 맨날 피자랑 동화 타령이냐"고 날카롭게 대꾸하기도 했고, 매카트니는 레넌의 독설에 지친 끝에 "꺼져버려라. 이 짭새 같은 새끼"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매카트니는 이에 대해 "우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을 겪었을 뿐이에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가족과 다투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걸 공개적으로 한 거고요. 하지만 저는 정말 그게 엄청난 분노였다고 느끼진 않아요. 분노라기보다는 좌절에 가까웠죠"라고 설명한다.

아내 린다를 향한 순애보 같은 사랑, 전성기를 구가한 윙스와의 1979년 마지막 공연, 레넌의 피격 소식을 접한 뒤 받은 충격 등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간된 이 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내에 출간됐다.

비틀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국판에는 팝칼럼니스트 김경진 씨가 쓴 해설을 덧붙였다. 30여 쪽 분량의 해설은 비틀스 시절부터 최근까지 매카트니의 삶과 음악을 담았고 연표도 추가했다.

안나푸르나. 김두완·이채령 옮김. 356쪽. 1만9천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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