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2학년 3반은 담임선생님과 30명 넘는 제자가 함께 희생됐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아버지는 자신도 유족이면서 딸의 빈자리를 대신해 제자들의 가족을 챙기고, 조의금까지 장학금으로 맡겼습니다.
최우철 기자입니다.
<기자>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선생님은 사고 다음 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찌감치 장례를 치르고 분향소에 영정을 모셔놓고도, 아버지는 딸의 얼굴 앞에서 매일 무너졌습니다.
[김 모 씨/숨진 단원교 교사 아버지 : 애들을 참 좋아했어요. 우리 딸이. 같이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또 수업하는 것도 좋아하고…]
아버지는 하나둘 돌아오는 2학년 3반 아이들과 가족 걱정에 매일 아이들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딸이 살아서 돌아왔다면, 마땅히 했을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을) 많이 구조해 가지고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걸 못해서 우리 유가족 부모님한테는 굉장히 미안하고요.]
딸이 졸업한 대학 학생들이 학교 분향소에서 모금한 돈은 단원고와 딸의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아버지는 한 달이 넘도록 납골당과 분향소, 빈소를 오가며 아직 일상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납골당에는 2학년 3반 학생들 많이 모였어요. (딸이) 하늘나라 가서도 같은 반 학생들하고 마음껏 뛰어놀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좋은 데 가서.]
아버지는 시골에 계신 노모가 아직 손녀의 사고 소식을 모른다며, 자신과 딸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