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 달 째가 되는 날입니다. 비탄과 분노,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한없는 미안함, 또 충분히 구할 수 있었던 생명들을 못 구했다는 것에서 오는 무력감, 이런 고통스런 생각들로 정말 길게만 느껴졌던 지난 한 달 이었는데요.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은 이 날을 오래오래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온 국민들의 애통과 비탄 속에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이 계시죠. 바로 세월호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인데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난 오늘 아침, 세월호 사고 대책 위원회 유경근 대변인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유 대변인께서는 이번 사고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고교생 딸을 잃은 분입니다. 연결해보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참 지난 한 달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는데요. 유가족분들 더더욱 그러셨겠지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그런데 뭐 한 달이 지난 건지 어떤 건지 실감도 나지 않고요, 아직까지.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대한민국 시계도 멈춰서버린 것 같아요, 4월 16일 이후로. 실종자 가족 분들은 더 큰 아픔 속에 계실 것 같은데요. 오늘 아침까지도 20명의 실종자분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 갇힌 사랑하는 가족을 기다리고 계시지 않습니까.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분들 심정은 지금 어떠실까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어느 누가 그 심정을 이해하겠습니까. 물론 똑같은, 저희도 아이들을 잃은 입장이긴 합니다만 저희들조차도 사실 그분들 심정을 100%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안타깝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금 유족 분들이나 실종자 가족 분들 한 달 넘도록 생업에도 복귀하지 못하고 계신다면서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많은 분들이 그러고 있고요. 아예 사직서를 내고 여기에만 매달려 있으신 분도 많고 휴가를 내신 분들도 일부 있으시고, 또 반면 거꾸로 출근을 해야만 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손에 잡혀있기가 힘드신 상태이실 텐데 지금 대변인께서는 어떠세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저는 월급 받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계속 지금 안산에 합동분향소와 진도를 오고가는 그런 상황이시라고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인터뷰 마치게 되면 바로 진도로 출발을 해야 되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진도에서는 어떻습니까, 가족 분들. 특히 실종자 가족 분들 얼마나 남아계시나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일단 뭐 실종자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현재까지 20명이고요. 거기에 따라서 가족들 수를 따지면 한 40여 분 정도가 아직까지 남아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보도도 봤어요. 가족 분들이 실종자 찾으면 정말 이런 상황에서 아이러니한 건데 ‘축하한다’, 이런 이야기도 한다면서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런 인사가 오고가고 있고 오히려 이제라도 가족을 찾은 분들은 안산이나 또는 자기 거주지에 올라오면서 남아있는 분들한테, 미안하다, 이런 인사도 하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인사를 건네는 분들도, 또 그 인사를 받는 분들도 얼마나 기가 막힌 심정이시겠어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해경이, 마지막 한 사람 다 찾을 때까지 세월호 인양하지 않고 수중 수색 계속 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던데요. 실종자 가족 분들의 뜻이 바로 그런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그렇습니다. 정말 마지막 한 명까지,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이제라도 다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모두가 바라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그렇게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정부가 실종자 가족 위해서 이동식 조립 주택을 팽목항에 세우고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 쪽으로 옮겨주기를 바라는 모양이던데요. 이와 관련해서 실종자 가족 분들은 어떤 입장이신가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저희 실종자 가족 분들께서 체육관을 나와서 팽목항으로 모이기를 원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 입장이 더 많으시죠. 왜냐하면 일단 체육관에 계신 분들도 여러 분이 계신데 많이 불편하죠. 어떤 분들은 실내이니까 편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저희 가족들은 편하고 불편하고를 따질 입장은 아닙니다. 잠자기 불편하고 먹기 불편하고 씻기 불편한 게 있더라도 지금 아이들, 가족들 기다리는 입장에서 그런 것을 따질 수 있는 입장은 아니죠.
그러나 저희 가족들은 체육관에도 있고 팽목항에도 있고 이렇게 있을 때 오히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언론에서 한 번씩 쳐다보지, 체육관을 버리고 나오게 되면 그만큼 관심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생각까지 하고 계시고요. 그런 것도 애초에 정부 측에서 제안을 하셨는데 사실은 준비를 어느 정도 해놓고 말씀하셨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관을 비워야 된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이제는 이야기가 잘 되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아,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요. 첫날부터 지금까지 이야기가 잘 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부 측 과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그냥 그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시간을 보내면서 온 것뿐이지, 구조작업 과정은 물론이고 기타 다른 쪽에서도 아직까지 이야기가 잘 되어서 좋게 흘러왔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사실 단 하나도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많은 가족 분들이 화가 나셨던 거죠.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네, 화가 났고 배신감도 많이 느끼고 그래서 지금 사실 저희 실종자 가족은 물론이고 안산에 올라와 있는 우리 희생자 가족들도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는 그런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족 분들께서 가장 아쉽고 안타까웠던 순간이라면 언제가 될까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충분히 다들 예상하실 겁니다. 사고가 나서 바로 그 직후. 충분히 대부분의 아이들 또는 그 안에 있던 분들이 다 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그 순간. 그리고 배가 또 침몰을 했더라도 그 이후에 하루 이틀 동안은 몇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구조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흘의 시간. 그걸 지금도 생각을 하면 정말 자다가 벌떡,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합니다만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말을 이을 수가 없죠.
▷ 한수진/사회자:
단 한 명이라도 구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거다, 이런 말씀들도 말씀하시던데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이 와중에 우리 아이가 아니고 단 한 명이라도 구조를 했다면 저희는 아마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도 아니고요.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고밖에 이야기를 할 수 없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사고로, 너무나 큰 희생을 치러야 했고요. 말씀하신대로 사고 발생 직후에 제대로 신속하게만 대처했더라도 얼마든지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요. 지금 사고 원인 규명과 관련해서 유족 분들도 많은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유가족들의 정확한 뜻은 어떤 건가요?
▶ 유경근 대변인(세월호 가족대책위):
보통 저희는 진상규명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진상규명은, 사고의 원인부터 시작을 해서 사고가 난 직후에 아까 말씀드렸던 초동 대처, 구조작업의 미비, 그 이후에도 사고 수습하는 과정까지 모든 과정들이 철저하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되겠고 거기에 따라서 책임이 있는 분들은 거기에 맞는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되겠다, 하는 것이 첫 번째 저희 입장이고요. 그 이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이번만큼은 그 교훈을 제대로 얻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정말 안전한 나라, 살고 싶은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어보고 싶은 게 저희들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온 국민의 한결같은 뜻일 겁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희생자,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이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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