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이 학생들에게 학점을 후하게 주는 이른바 '학점 인플레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교육부가 최근 공시한 대학정보 싸이트를 살펴볼까요?
서울에 있는 A대학의 경우 졸업생 1천 7백14명 가운데 75.8%가 90점 이상, 즉 A학점을 받았습니다.
80점 이상은 99.8%에 달합니다.
결국 거의 모든 졸업생이 B학점 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대학만의 특별한 상황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올해 대학 전체 졸업생 29만 1503명 가운데 91%가 B학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졸업생들의 학점 상향 평준화는 물론 극심한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이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대학들이 졸업생들의 취업을 고려해 학점을 후하게 주고 있는 원인이 큽니다.
또 학점 부여가 상대평가라고는 하지만 대학마다 A학점을 주는 비율이 20에서 50%까지로 제각각이고,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 수가 일정 수에 못미치거나 외국어로 진행되는 강의는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등 예외조항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이나 학생들은 취업시 기업들이 요구하는 학점 수준에 맞추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엄격한 학사관리를 적용하는 대학의 졸업생들만 취업전선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는 없지 않냐는 반론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대학에선 수강한 과목 가운데 성적이 낮은 과목은 아예 학점을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가 실시되고 있는가 하면, 극히 일부 대학의 경우 실제 성적표와는 별도로 취업용 성적표를 발부해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학점 상향 평준화는 결국 학점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학생들의 향학열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각 기업들이 대학 간판만 보고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하는 구실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입사원 선발 시 학점으로 평가하지 않는 일본 기업들의 사례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땀의 결과인 학점, 값지게 인정받기 위해서 현재와 같은 퍼주기식 학사관리는 개선되야 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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