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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 자며 검안…최후 1인까지 가족 품으로"

"쪽잠 자며 검안…최후 1인까지 가족 품으로"
"최후의 1인이 발견될 때까지 저희는 존재할 겁니다. 시신들을 검안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 드리는 게 저희 임무니까요."

세월호 참사 발생 22일째인 오늘(7일) 오후, 팽목항 부둣가 뒤편에 임시로 마련된 현장 검안소 주변에 적막감이 맴돌았습니다.

구조팀이 오전 7시 수색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인양하면서 사망자는 269명으로 늘었습니다.

실종자 수 33명.

오후 4시가 넘도록 이 숫자는 바뀌지 않고 있었습니다.

팽목항에 검안소가 들어선 지난달 23일부터 시신 검안 작업에 참여한 한 법의학 교수(59)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시도때도없이 들어오고 한꺼번에 6∼7구가 밀려들 때는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했지만 아무 소식도 없을 때가 더 괴롭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기 리비아 추락,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씨랜드 화재 사건 등 국내 거의 모든 대형 인명사고 현장에 함께했다는 이 교수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희생됐다는 사실에 검안에 참여하는 이들도 다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검안에 참여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법의관과 법의학 교수, 검사 등 10여 명은 거의 24시간 일합니다.

팽목항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숙소가 마련돼 있고 교대 근무를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함께 일합니다.

언제 시신이 들어올지 몰라 대부분 검안소에서 토막잠을 자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합니다.

해상 수색 현장에서 인양된 희생자의 시신은 1∼2시간 안에 해경 배를 타고 팽목항으로 옵니다.

검안소에서는 맨 먼저 고인의 시신을 사진으로 기록해 생전 자료들과 대조하며 가족들의 일차적인 신원 확인을 돕습니다.

이후 부분별 감식을 통해 전신을 확인하고, 구강 조직 일부와 혈액 등 DNA 검체를 채취해 낮이건 밤이건 바로 국과수로 보냅니다.

최대한 서둘러서 이 과정을 1시간 안에 끝냅니다.

1시간 30분 뒤 헬기에 실린 검체가 국과수에 도착하면 즉시 확인작업이 진행됩니다.

도착 후 대체로 24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옵니다.

교수는 "육체가 힘든 것은 당연히 견딜 수 있는 일"이라며 "20여 일이 지난 지금 더는 육안이나 사진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시신을 확인하고 통곡하던 가족들도 '고맙다'는 인사는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죽은 자식을 보며 가족분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내가 잘못했다'라는 말입니다. 기성세대들, 우리 잘못 아닙니까. 저희도 똑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해야죠."

말을 마친 교수는 검안소로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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