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 치복시에 있는 치복공립여자중등학교.
이슬람계와 기독교계 여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이 학교는 보르노주의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무장 단체 보코하람('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현지어)의 위협 때문에 폐쇄됐으나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최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새벽 학교 기숙사에 있던 16세 A양은 인근 마을에서 총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습니다.
조금 뒤 기숙사 안으로 제복을 입고 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들어왔습니다.
이들은 "걱정 마, 우린 군인이야. 아무 일도 없을거야"라고 말해서 A양은 처음에 이들이 자신을 구하러 온 줄 알았습니다.
이들은 수백 명의 학생을 바깥으로 나오게 했습니다.
그리고선 매점에 들어가 음식을 모두 꺼내고 건물에 불을 지르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A양 등은 그때야 이들이 군인이 아니라 이슬람 무장세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겁에 질린 학생들은 이들의 지시대로 트럭 세 대에 나눠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을을 세 개쯤 지날 때쯤 트럭을 뒤따르던 무장 괴한들의 차가 고장 났습니다.
평소 달리기에 자신이 있던 A양과 몇몇 친구들은 이때를 틈타 트럭에서 뛰어내려 달아났습니다.
A양은 AP 통신과 전화에서 "이들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에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무서워할 새도 없이 그냥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몇 명은 트럭 위를 지나는 낮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매달려 도망했습니다.
A양과 같이 가까스로 납치를 모면한 친구들은 50여명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0명의 학생들이 납치범들의 손에 남아 있습니다.
납치된 여학생 가운데 일부는 일인당 2천 나이라(1만4천원)에 카메룬과 차드의 보코 하람 조직원들에게 팔려 갔다고 치복 마을 지도자는 말했습니다.
보코하람 지도자도 공개 영상에서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하며 여학생들을 시장에 내다 팔겠다고 말했습니다.
납치범과 접촉한 한 인사는 학생 가운데 2명은 뱀에 물려 숨졌고 20명이 아프다고 얘기했습니다.
납치된 학생의 부모들은 정부가 아이들을 찾는 시늉만 하고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며 그들은 우릴 납치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