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집권이 유력시되는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이번 선거에서 60% 이하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아공대학(UNISA) 정치학과 더크 코체 교수는 최근 주남아공 한국대사관(대사 이윤)에서 열린 '2014 남아공 총선 전망 초청세미나' 발표를 통해 "집권여당인 ANC가 62~63%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심리적 저지선인 60% 이하가 될 경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이콥 주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기를 들고 탈당한 ANC 청년동맹 위원장 출신 줄리어스 말레마(33)가 이끄는 급진 좌파 신당 경제자유투사당(EFF)이 5~7%의 득표에 성공, 제3당의 위치를 확보할 경우 ANC의 정책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ANC 총재인 주마 대통령이 광산 국유화 등 급진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에서 제명된 말레마는 남아공이 민주화된 지 20년이 경과했지만 가난한 흑인 대중은 여전히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면서 자신을 흑인의 경제적 자유 쟁취를 위한 투사로 자처해왔기 때문이다.
말레마는 광산과 은행 국유화, 백인 소유 토지의 무상몰수 등 사회주의적 공약을 내건 선거유세로 흑인 빈민층과 청년 실업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ANC는 1994년 62.65%의 득표율에 이어 1999년 66.35%, 2004년 총선에서는 69.69%로 처음으로 독자 개헌이 가능한 득표율인 66.67%를 넘겼으나 2009년 65.90%로 후퇴한 바 있다.
코체 교수는 ANC가 하우텡, 웨스턴케이프 주(州) 등에서 2009년 대비 뚜렷한 득표율 하락이 우려되나, 주마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 주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백인정당이 뿌리인 제1야당 민주동맹(DA)은 2009년 선거 득표율 16.66%를 크게 상회하는 20% 전후의 득표율을 보이며 최대 23%까지 득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우텡, 웨스턴케이프 주에 편중된 득표율을 보여 전국정당이 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코체 교수는 또 현재 약 2천500만 명이 선거인으로 등록해 전체 선거가능인구 대비 80%의 등록률을 보였으며 이중 18-40세 연령층이 약 50%를 차지, 젊은 세대의 표심이 선거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ANC, 남아공공산당(SACP)과 함께 과거 백인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ANC 정권의 삼각동맹 관계를 형성해온 남아공노총(COSATU) 내 금속노조(NUMSA)의 ANC 지지철회 선언, EFF·국민회의(COPE) 등 ANC 탈당세력의 독자정당 설립 등에서 보듯 ANC 지지만이 애국이었던 흑인사회의 통념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체 교수는 그러나 "남아공의 정세 및 정책이 불안정해 보일 수 있으나 ANC는 탈 식민지 과정에서 서구와는 독립적인 아프리카식 민주주의를 추구하면서 안정된 헌법 질서와 거시경제정책으로 나름대로 안정적 국가체제를 구축해와 이집트나 튀니지 같은 급격한 사회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남아공 집권여당 ANC, 득표율 60% 이하면 위기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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