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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형수 줄인 배, 이렇게 위험" 일본서 실험

<앵커>

이런 과적의 문제는 이번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평형수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평형수는 배의 무게중심을 낮춰서 복원력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데, 세월호는 짐을 더 싣겠다고 평형수 양을 줄여서 배를 불안정하게 만든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형수를 제대로 안 채우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일본에서 진행된 실험결과를 보시겠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수산종합연구센터입니다.

2.8미터짜리 모형 배를 이용해 평형수와 복원력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배 바닥에 평형수에 해당하는 물 8리터를 채운 뒤, 금속 추 4kg을 싣고 배를 띄웠습니다.

급선회에도 안정을 유지합니다.

이번에는 평형수를 빼고, 같은 무게 금속 추 4kg을 실은 경우와 비교했습니다.

뒤집히지는 않았지만 평형수가 없으면 배가 훨씬 더, 수면 가까이 기울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평형수를 뺀 만큼 화물을 늘려봤습니다.

4kg에서 12kg으로 적재량을 늘렸는데, 화물을 규정의 세 배 넘게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를 상정한 겁니다.

방향을 틀자 배는 그대로 뒤집힙니다.

금속 추를 고정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세월호에는 평형수를 담는 밸러스트 탱크가 모두 8곳 설치돼 있습니다.

사고 직후 한동안 배 앞머리가 떠 있던 이 모습에서 일본 전문가들은 화물 적재량을 늘리려고 평형수를 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와타나베/도쿄해양대 교수 : 처음부터 밸러스트 탱크에 공기가 있었고, 그 공기가 잘 빠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평형수 대신) 같은 무게의 화물을 실으면, 겉으로는 (적재) 위반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출항 직전까지도 화물을 싣는 관행을 생각하면 평형수까지 확인하는 안전 점검 체계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운항일지마저 침몰로 유실돼, 사고 원인 규명은 평형수를 관리한 1등 항해사의 입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한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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