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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실을수록 유리" 여객선 고질병 '화물 과적'

<앵커>

여객선의 화물은 화물을 싣고 있는 차량의 중량만으로 집계합니다. 즉, 5톤 트럭에 20톤 화물을 싣고 있어도 5톤으로만 계산하는 겁니다. 이번 사고를 겪고서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안전을 위한 점검이 아니라 점검했다는 형식만 갖추려는 꼼수입니다. 과적 문제, 또 형식적인 점검 문제, 근본적인 해결책 알아보겠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제주를 오가는 5천 200톤급 여객선입니다.

화물칸에서 나온 4.5톤 트럭의 적재 화물 무게를 재봤습니다.

바퀴 한 축당 무게가 적게는 4.4톤에서 많게는 5.1톤이 나왔습니다.

실제 무게는 29.7톤으로 운항일지에 형식적으로 기록하는 중량의 5배가 넘습니다.

또 다른 7.5톤 트럭에도 31톤의 화물이 실려 있어 역시 과적 상태입니다.

그래서 과적을 할수록 화물 운송업자에겐 유리합니다.

[한국해운조합관계자 :5t짜리 화물차에다 20t짜리 화물을 실으면 그대로 5t짜리 운임을 냅니다. 그러면 굳이 이 화물의 톤수를 계근할 필요가 없겠죠.]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일일 보고서에는 화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6천 6백 톤급 연안 여객선의 일일 보고서를 보면, 세월호 참사 이전 이 여객선의 평균 적재량은 200여 톤이었는데, 이후엔 700톤 가까이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실제 화물수송은 크게 줄었다고 말합니다.

[화물수송업체 관계자 : 저희가 실을 수 있는 양은 많이 줄었죠. 제재가 강화되다 보니….]

결국, 사고 이전엔 엉터리로 축소 기록하다 사고 이후 제대로 기록하다 보니, 기록상 화물은 늘었는데 실제 화물수송은 줄어든 겁니다.

선박의 과적 여부를 결정하는 만재흘수선 점검도 부실합니다.

한 여객선의 만재흘수선을 물어봤습니다.

[여객선 화물 관계자 : 배 잠기는 것이 5m80cm까지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이 선박의 만재흘수선은 5.46m였고 이미 과적한 상태였습니다.

여객선 화물 과적을 막기 위해선 항공 화물처럼 정확한 계량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부산해경 관계자 : 흘수선을 해수면보다 높이고 하잖아요, 원천봉쇄 차원에서 아예 계근대를 설치해서 그 위로 통과하도록 하고.]

또, 현행 화물 운임체계를 차량 중량이 아닌 적재 화물 중량에 맞춰 부과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홍혁진 K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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