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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늦고 교신 안되고…해경 초기대응 파장 확산

<앵커>

사고 당시 동영상이 속속 공개되고, 그 내용을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안타까움은 분노로 바뀌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배 안에 놔두고 자기들만 탈출한 선장과 선원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의 초기 대응 역시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분명한 사실은 해경이 초기 대응을 잘했더라면 희생자 상당수는 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뉴스인 뉴스, 김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안에서 학생이 119에 전화를 건 시각은 오전 8시 52분입니다.

그런데 해경 구조 헬기는 9시 1분에야 출동했습니다.

9시 5분, 해군 한문식함이 사고 해역으로 출발했고, 9시 7분에는 해경 경비정이 출동했습니다.

소방헬기와 해군이 보유한 헬기는 9시 10분이 넘어서야 움직였습니다.

119에 접수된 신고 내용이 해경과 해군에 전달되는 데만 10분 이상 걸린 겁니다.

해경은 신고하는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묻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반복하느라 4분을 허비했습니다.

그 사이 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해경 구조 헬기는 20분 거리인 목포공항에서 떴습니다.

그런데 헬기는 신고가 접수된 지 3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간 차이에 대해 해경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늦었다는 게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각 기관의 헬기와 선박들은 기본적인 사고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채 출동했습니다.

해경 진도 해상관제센터는, 구조대가 현장으로 가는 동안 세월호와 30분 넘게 교신했습니다.

하지만, 교신 내용은 누구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김경일/해경 123정 정장 : (진도 관제센터와 세월호 교신 내용은 들으셨어요?) 아니오, 안 들었습니다.]

구조에 투입된 헬기와 선박들은 세월호에 몇 명이 타고 있는지, 사고 해역 사정이 어떤지 기본적인 상황 파악도 못 한 채 우왕좌왕 구조를 시작했습니다.

해경 헬기와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한 오전 9시 30분 전후는 3,4,5층 객실 대부분이 물에 잠기기 전이었습니다.

구조를 도우려는 배들도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배 안의 승객들에게 갑판으로 나와 뛰어내리도록만 했으면 충분히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경 헬기는 배 밖에 사람이 안 보이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도 400명 넘는 승객 대피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선체 옆으로 접근한 해경 경비정은 그저 눈앞에 보이는 선원들 구하기에 바빴습니다.

신고 접수부터 구조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초기 대응은 반드시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물어야 할 또 다른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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