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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사람잡은 중국 길거리음식 '마라탕'

[월드리포트] 사람잡은 중국 길거리음식 '마라탕'
각양 각색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음식은 중국에서(食在中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광대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음식 재료와 수천 년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중국 특유의 음식 문화가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땅 위의 네 발 달린 것으로는 탁자를 빼고 다 먹고, 물 속에서 헤엄치는 것 중에서는 잠수함을 빼고 다 먹으며, 하늘을 나는 것으로는 비행기를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식재료도 다양하고, 조리법도 수천, 수만 가지입니다. 굳이 식당을 찾아가지 않아도 길거리에서도 얼마든 지 중국의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중국 어딜 가나 이렇게 음식은 풍부하지만 위생상, 안전상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 가장 대중적인 길거리 음식 가운데 '마라탕' 이라는 게 있습니다. 입안이 얼얼하다는 뜻의 마(麻)와 맵다는 뜻의 라(辣)의 조합만 봐도 맵고 얼얼한 마라탕의 풍미를 대충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에 들어가는 산초가루에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고추기름을 잔뜩 집어 넣어 끓여낸 붉은색 탕에 고기나 어묵, 채소 등을 기호에 따라 넣어 먹는 마라탕은 처음 먹으면 너무 자극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상당한 중독성을 갖고 있어서 또 찾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한국 유학생들이나 주재원들도 이 맛에 길들여져 귀국 후에도 종종 생각난다고들 하는 게 바로 마라탕입니다.

그런데 이 마라탕이 사람을 잡았습니다. CC-TV는 얼마 전 후난성 창사에 사는 한 여대생이 마라탕을 오랫동안 장복하다가 결국 결장암에 걸렸다는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이 여대생은 최근 갑자기 온 몸에 힘이 없고 자주 어지러움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결장암 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학 입학 후 2년 동안 내내 그녀는 학교를 오가며 길거리에서 파는 마라탕을 간식이 아닌 주식 삼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담당 의사는 그녀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린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마라탕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마라탕이 맵고 얼얼해 자극적인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길거리 음식이다 보니 위생관리가 제대로 될 리가 없어 몸에 엄청난 해가 된 겁니다. 마라탕은 한 번 끓이면 다음 손님이 오더라도 절대 바꾸지 않고 그 안에 재료만 새로 넣어 먹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마라탕에 넣어 먹는 고기류, 해물 등 식재료에 들어 있는 푸린이란 물질이 탕 국물에 용해되어 아질산염과 같은 암유발물질이 대량 생산됩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해물류, 고기류 등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식품 업체들이 방부제인 포르말린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라탕 뿐 아니라 중국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튀긴 음식들도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음식을 튀긴 기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보니 대량의 아질산염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국 음식들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만 음식 관련한 사고와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만큼 외국인들은 물론 중국인들도 식품 안전에 상당한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TV에서도 음식 안전과 관련한 뉴스를 하루가 멀다하고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의 천국을 자부해 온 중국이 음식 못 믿을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나름 애를 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겁니다.

중국에는 예전부터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民以食爲天)"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먹는 문제를 중국인들이 중히 여긴다는 얘깁니다. 음식 안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중국 지도부가 민심의 외면을 받는 것도 시간 문제일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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