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방문 과정에서 보여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일본 편들기'에 강공기조를 보이던 중국정부가 일단 '톤 다운' 쪽으로 선회한 분위기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9일 오바마 대통령 필리핀 방문 관련 내용을 1면 전체를 통해 상세히 소개하며 '오바마가 필리핀을 방문해 중국에 대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면서 "오바마가 베이징(중국)을 달래려는 시도 아니냐"는 해석을 덧붙였다.
전날 필리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대적하거나 억누르는 게 목표가 아니라며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4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중국의 주요 관영매체에서는 총평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미국과 필리핀이 서명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며 경계감을 드러낸 정도가 눈에 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중일 간의 첨예한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 편을 들어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공세를 취한 중국정부의 태도를 고려하면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미·일 정상이 센카쿠 열도를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으로 명기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냉전적 사고"라고 비난했다.
당일 오후에는 이례적으로 미국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고 다음날에는 센카쿠 해역에 대해 일종의 '항의성 순찰'을 재개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일정이 종반으로 접어들자 사실상 관망 혹은 침묵쪽으로 '모드'로 전환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아직 여행이 끝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최근 언론매체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태지역 여행에서 중국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고 보도했는데 중국을 겨냥했는지 아닌지는 미국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오고 안오고는 '당신이 오든 안오든 나는 여기있다'"라는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는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미국의 일본 편들기에 대한 효과적인 반격 카드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시기의 차이만 있었을 뿐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아직은 외견상 센카쿠 영유권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미국을 필요이상으로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통들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까지 양국이 '강 대 강' 국면을 연출한 것은 아태지역 패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에 돌입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일본 편든 미국에 '일단 관망' 선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