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옆에 있는 정미선 앵커도 그렇다고 하는데 저도 요새 가슴이 좀 답답하고 밤에 자꾸 잠에서 깹니다. 하물며 저희가 이럴진대 당사자분들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 기자 단원고 학생들이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고등학교 3학년은 학생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어제(28일)부터 수업을 재개했습니다.
지금 단원고등학교에서 심리 치유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의를 만나서 학생들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들어봤습니다.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조금씩 평소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소아정신과 전문의) : 3학년들이 이틀 동안 굉장히 좋아졌어요. 둘째 날은 애들 같았어요.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그게 정상이거든요.]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소아정신과 전문의) : 학생들은 학교 오는 거 100% 다 좋대요. 애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싫던 자율학습이 그리웠어요.]
하지만 아직 상처도 많이 남아 있겠죠.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소아정신과 전문의) : 친구이자 그런 후배인 애들이 선배인 사람들이 거기에 들어있는데도 아무것도 못 하는 것에 대해서 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그런 guilty, 그러니까 자책감, 죄책감이 있거든요.]
이 때문에 의료팀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서 말해주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학생들은 어른들이 어떤 걸 해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었습니다.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소아정신과 전문의) : 저희가 대표로 사과하고 있지만, 정말로 대표가 되시는 분이 애들한테 공식적으로 이렇게 돼서 참 미안하다. 그런 얘길 좀 했으면 좋겠고요. 애들이 잊힐까 봐 걱정하거든요. 저렇게 쓸모없이 잊힐까 봐. 그러니까 기억되지 못할까 봐. 애들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또 월드컵이 열리고, 올림픽이 열리고 사람들은 그런 일에 몰두하고 우리는 잊혀질 거에요. 그런데 우리는 친구들 기억할 거에요."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잊혀지지 않는 그런 증거를 좀 어른들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네, 학생들이 바라는 건 두 가지였는데요, 어른들의 진정한 사과와 자신의 친구들을 잊지 않다는 약속이었습니다.
---
<앵커>
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정말 사실 잘못이 있는 어른들이야 죄책감을 갖는 게 당연하지만, 이렇게 아무 잘못이 없는 학생들이 죄책감에서 빨리 벗어나야 될 텐데요.
<기자>
네, 이번 사고에서 구조된 분들뿐만 아니라 유가족, 실종자 가족은 극심한 죄책감에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되는데, 이분들께 예전 사고로 비슷한 고통을 겪었던 분들이 위로의 말씀을 어렵게 전해왔습니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난 2000년 7월, 100명의 사상자를 낸 고등학교 수학여행 버스 사고에서 구조되었던 김은진 씨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내가 7월이 되면 자신에게 벌을 주듯이 아이들도 4월이 되면 봄을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또 피해자 가족들도 '수학여행에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 동네로 이사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것처럼 스스로 자책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 가족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잘못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을 져야만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여섯 시간 만에 구조되었던 박 모 씨도 비슷한 말을 전해왔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 : 저희가 잘사는 게 그 지금 먼저 죽은 친구들 동료에 대한 어떤 보답이 아닐까. 그분들도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이 못 살길 바라지 않을 거 같고요. 더 잘 살길 바랄 거 같고. 더 잘 살아야지 그분들에게 갚는 게 아닌가.]
세계보건기구도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백하게 조사하는 게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되고, 또 피해자 가족에 대한 오랫동안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