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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딸 위해 산을 통째로 빌린 엄마

[월드리포트] 딸 위해 산을 통째로 빌린 엄마

- 중국 엄마들의 못말리는 교육열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4.04.29 09:17 수정 2014.04.29 09: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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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의 성적 올리고 명문학교 보내기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고 뭐든 하는 한국 엄마들의 뜨거운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교육 시스템 개혁을 주문하면서 여러 차례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서양 언론들은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입시 공부에 내몰리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을 취재해 극성스런 한국의 교육열을 살짝 비꼬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 저리가라 하는 곳이 있으니 다름아닌 '맹모 삼천지교'의 본고장 중국입니다.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된 지 벌써 30년이 넘어 자기도 형제자매 없는 독생자(獨生子)이고 자식도 독생자인 가정이 대부분이다보니 하나 뿐인 자식을 누구 못지 않게 키우고자 중국 엄마들은 자녀 교육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에만 '강남 8학군'이 있는 게 아닙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지역에는 우리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부터 '중점학교', '실험학교' 등 명문학교가 나뉘어져 있다보니 학군 좋은 지역으로 옮겨가기 위해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이 판치는가 하면 소학교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입시 준비를 위해 우리 돈으로 수천만원씩 하는 스파르타식 기숙 입시학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게 오늘날 중국입니다. 가정의 최우선 소비지출 항목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자녀 교육비입니다. 
중국 극성 엄마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주말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충칭시의 한 엄마 얘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중학교에서 어문을 가르쳤던 간링 역시 자녀 교육에 목숨거는 극성 엄마인데 딸이 톈톈 소학교 3학년이 되자 교직을 그만두고 딸 교육에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딸 아이의 작문 숙제를 도와주던 간링은 딸 아이가 복숭아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 봄 날의 풍경을 묘사하는 작문 숙제에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딸 아이의 작문 능력 배양을 위해선 무엇보다 자연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겠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간링은 즉시 충칭시 외곽의 한 농촌에 있는 자그만한 산 한나를 통째로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그 주말 딸을 데리고 산에가 감자도 캐고 나무도 심으며 자연을 체험하게 한 뒤 남들 보라는 듯 자랑스럽게 인증샷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이 극성 엄마가 빌린 산의 면적은 우리식 평수로 계산한다면 4천 평입니다. 이 일대 토지 임대료는 우리 돈으로 3천6백만원이나 됩니다.
중국 극성 엄마
산을 통째로 빌린 엄마 얘기를 두고 돈이면 뭐든 된다는 졸부의 비뚤어진 과시욕이라는 비판도 일부 있었지만 대다수의 댓글은 자녀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심정에 공감한다면서 "나도 능력만 있으면 똑 같이 그랬을 텐데..." 하는 부러움을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교육은 이미 계층간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다리 역할은 커녕 오히려 부와 신분의 대물림의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서구의 그 어떤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훨씬 자본주의 스러우면서도 틈만 있으면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강조하는 중국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누구나 기회 균등을 누려야 한다는 '교육 복지'가 중국에서 얼마나 메아리 없는 외침일 뿐인지 중국의 엄마들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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