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오늘(2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침몰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세월호 침몰사고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많은 문제를 처리하지 못해 정부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사퇴를 결심했고,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의 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총리를 마지막으로 적폐가 시정돼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구조 활동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했습니다.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은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열 하루만입니다.
[사퇴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세월호 침몰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길에서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실종자를 찾지 못한 가족들의 절규가 잠을 못 이루게 합니다.
이번 사고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구조되신 분들의 이번 상처의 쾌유를 빕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구조작업을 완료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될 때입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다양한 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그런 적폐들이 시정되어서 더 이상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디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지금도 사고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고, 다시는 이런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