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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승묵이가 돌아왔어요'…비통에 빠진 안산

<앵커>

세월호에 탑승한 아들을 찾으러 가며 문이 닫혔던 안산의 슈퍼마켓에 실종됐던 아들의 시신을 찾아왔다는 편지가 붙었습니다. 셔터에 수많은 쪽지를 붙이며 함께 아파하고 기도했던 이웃들에게 아들이 춥지도, 어둡지도 않은 곳으로 떠났다고 알렸습니다.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실종된 막내아들을 찾아 진도로 떠났던 슈퍼마켓 주인 부모는 열하루 만인 오늘(26일) 슈퍼마켓 앞에 커다란 편지 두 장을 붙였습니다.

'우리 승묵이가 왔습니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지만, 함께 애통해하고 기원해준 이웃들에게 아들의 귀환을 알리는 편지였습니다.

편지를 본 이웃들의 마음은 마치 내 아이를 잃은 것처럼 슬프고 무겁습니다.

[유은주/안산시 상록구 : 아이들 생각 때문에 모든 게 자제하게 되고, 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생각해요. 가슴 아파요. 부모 입장에서.]

주말인 오늘 안산 전체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깊은 침묵에 휩싸였습니다.

실종자를 기다리는 현수막과 손편지만 곳곳에서 바람에 조용히 나부낍니다.

다음 주말로 예정됐던 안산 지역 축제는 취소됐고, 넓은 광장엔 작은 분향소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안산문화광장 고객지원실 : 상황이 이렇게 슬픔에 잠겨 있는데, 저희가 어떻게 축제를 합니까.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금요일 저녁이면 사람들로 붐볐던 안산 시내에는 북적이는 인파와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사라졌고 무거운 정적만 흐릅니다.

귀갓길 손님을 실어나르던 택시도 텅 빈 채 빈 차 행렬만 이어집니다.

[전정희/상인 : 사고 이후로 어른들이 많이 줄었어요. 어린 애들은 조금 나와도 평소에 비해 많이 줄었어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합동 분향소를 찾는 수많은 시민들은 길고 긴 줄 속에서 이 비극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는 주말을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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