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30년 된 여객선 위험" 보고했는데…정부는 묵살

<앵커>

정부가 국내 여객선의 안전 운항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2년 전에 국책 연구기관에 의뢰한 연구 보고서를 보고 계십니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노후한 여객선이 많아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관련 부처들에도 다 보고됐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김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재작년 7월 작성한 '연안여객 운송산업' 관련 연구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2000년대 중반 6척에 불과했던 선령 20년 이상 여객선 수가 2010년엔 25척으로 크게 늘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가장 먼저 적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주의 경영난을 덜어준다며 2009년에 여객선 선령 제한을 최대 30년까지 늘린 것은 향후 안전사고 위험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선박 보수 전문가 : (30년 연장은)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철판이 바닷물에 접하면 부식이 일어나고 엔진성능도 떨어지고 여러 부분이 고장이 나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로는 선원의 고령화 문제입니다.

국내 선원 가운데 4분의 3이 50세 이상인 데다, 이들 대부분 경험에 의존해 운항하면서 정비도 소홀히 해 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여객선 사업자 가운데 자본금 10억 원 미만 영세 업체가 66%에 달해 안전시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 자료는 2년 전 당시 국토해양부에 전달됐지만, 보고서의 주요 건의사항이 정책에 반영된 건 거의 없습니다.

또, 지난해 선박안전기술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선박검사 합격률이 거의 100%에 이르는 걸로 돼 있지만, 이 기간 선박 결함에 따른 사고는 오히려 크게 높아져 선박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선박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 같은 보고서들은 안전불감증에 걸린 정부에는 소리 없는 메아리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형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