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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큰 배가 침몰할 해역 아냐"

어민들 "큰 배가 침몰할 해역 아냐"
전남 진도 어민들은 오늘(17일) "사고 해역이 비록 조류는 빠르지만, 대형 여객선이 침몰할만한 해역도 아니다"면서 선장의 과실 쪽에 사고 원인의 무게를 뒀습니다.

민간어선 구조작업에 참여한 진도군 박종득 조도면장은 "여객선이 침몰한 해역은 비록 '맹골수로'의 거센 조류로 유명하지만 6천t이 넘는 여객선이 걸려 피해를 줄 만큼 큰 암초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함께 구조작업에 나선 이모(49)씨도 "이 해역은 수만t짜리 선박도 지나다니는 항로"라며 "선장이 출발 시각이 늦어지자 급하게 운항하다가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사고 당시 '쾅'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하는 데 이는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 상자가 선체와 부딪히면서 난 소리일 것"이라며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절대 암초 충돌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조된 학생 47명을 실어나른 247t급 조도고속훼리호 김준영(38) 선장은 "사고 해역은 쉽게 사고 날 곳이 아니며 원인이 암초 충돌이 아니란 건 자신한다"면서 "그렇다고 선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아직 조사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20여년간 어선을 운항한 황모(47)씨는 "여객선 선장이 속도를 올린 상황에서 급하게 항로변경 구간을 지나다 배에 실린 컨테이너 상자와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중심을 잃고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가 왼쪽으로 기울었다는 점도 어민들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제 오전 9시 30분 사고 소식을 듣고 다른 어촌계장 등 어민들과 함께 구조작업에 나섰습니다.

'맹골 근처 여객선 침몰 중, 학생 500여명 승선, 긴급구조 요청'이란 메시지를 받은 각 어촌계장은 어민들에게 이 내용을 전파했고 출동한 어선은 40여척, 어민은 100여명에 달했습니다.

진도 조도와 관매도, 대마도에서 어선은 물론 어업지도선, 행정선 등 바다에 띄울 수 있는 배는 대부분 투입됐습니다.

5t 미만의 소형어선들은 기울어진 세월호에 배를 대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의 양쪽 어깻죽지를 올려 배에 실었습니다.

인근에 대기 중인 행정선 등에 옮겨 싣고 안전하게 뭍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이들이 구조한 학생은 60여명에 달합니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현장으로 달려온 어민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피해자는 훨씬 늘어날 뻔했습니다.

어민들은 사고 이틀째인 오늘에도 생계를 제쳐놓고 인명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떠났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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