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일자 취재파일(기사 보기)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의 공기부양 상륙정 주브르를 싹쓸이 쇼핑해 남중국해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중국만 칼날을 벼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치하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도 전에 없이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남중국해 도서 침탈에 대비해 잠수함을 대거 사들이는가 하면 미국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옆에 있는 타이완도 미국산 해군 함정 도입 계획을 흘리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일본도 해병대 창설을 천명하고 도서 상륙 전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해군과 해병대의 재래식 무기가 남중국해에 속속 집결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먼저 도발하면 불이 확 옮겨 붙을 화약고의 모양새입니다.
● 잠수함의 베트남 - 주브르의 중국
인도차이나의 맹주 베트남은 요즘 러시아 잠수함을 바삐 사들이고 있습니다. 2016년까지 모두 6척 사들이기로 계약했고 이미 3척을 들여왔습니다. 디젤 추진 킬로급 잠수함입니다. 지난해 첫 잠수함이 베트남에 인도될 때는 베트남 총리까지 나서서 환영식을 열었습니다. 은구옌 탄 둥 총리는 잠수함 확보에 해군 전력 강화와 군 현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뒀습니다.
베트남은 러시아로부터 프리깃함도 4척 도입합니다. 이미 2척은 베트남에서 전력화됐고 나머지 두척은 2017년까지 인도됩니다. 게파드급 경량 프리깃함인데 길이 102미터, 만수배수량 2100톤 규모입니다. 무장으로는 76mm AK-176과 30mm AK-630 등이 장착됐습니다. 이 함정이 베트남에서 전력화되기 전 베트남의 주력 프리깃함은 30년 이상 된 페트야급 4척이 고작이었습니다. 베트남 해군은 최근 괄목상대할 전력 증강을 하고 있습니다.
타이완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편승해 해군력을 키우려 들고 있습니다. 미 하원은 현지시간 4월 7일 유도 미사일 구축함 4척의 타이완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함정입니다. IHS 제인스 등 군사 전문지들은 미 하원의 이번 승인으로 미해군 테일러급, 개리급, 카르급, 엘로드급 함정의 타이완 판매를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중국은 발끈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타이완 무기 판매 문제로 중국군 고위관료들의 맹공을 받았습니다.
중국은 이전 취재파일에서 전해드린 대로 세계에 있는 10척의 주브르 가운데 8척을 쌓아놓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 두곳 이상에서 충돌이 생겨도 너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게다가 핵 추진 잠수함도 넉넉히 배치해뒀습니다. 누가 뭐래도 남중국해의 절대 강자입니다.
● 잠재적 화약고 남중국해는 어떤 곳
중국 남쪽 바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북쪽엔 중국, 서쪽엔 베트남, 남쪽엔 말레이시아, 동쪽엔 필리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치 육지 속 호수 같습니다. 중국은 이 바다를 통째로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남중국해가 중국 바다가 되면 그 안에 있는 시사 군도, 난사 군도, 스카보러섬 등이 모두 중국 영토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난사군도와 시사 군도는 베트남이, 스카보러섬은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섬들의 위치만 놓고 봤을 때 중국이 자기 땅이라고 우길만한 곳은 시사군도 정도입니다.
당사국들이 통큰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엉킨 실타래를 풀어낼 길이 없습니다. 제일 목소리 큰 중국은 양보할 턱이 없고, 다른 동남아 국가들은 해당 섬들을 내줬다가는 코앞에 중국 군부대가 주둔하는 꼴이니 섬을 내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섬을 내주면 영해와 그 바다 속 자원도 통째로 빼앗기는 꼴이니 어느 나라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바다를 둘러싸고 당사국들이 해병대와 해군 전력을 빠르게 증강하고 있습니다. 작은 충돌이 큰 싸움이 될 가능성이 짙습니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로 툭하면 이 배 저 배 보내면서 주변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올 초엔 필리핀의 섬 하나를 봉쇄해 필리핀 해병대원 몇 명이 보급없이 몇 달을 버티기도 했습니다.
머잖아 남중국해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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